10여년 만에 타워에 올랐다.
예전엔 직접 운전해서 올랐는데,
이제는 순환버스 말고는 불가능하다.
오십 줄에 들어서니 무릎도 시원찮고.
그래서 난생 처음 케이블카를 이용했다.
운행거리가 짧지만 명동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우선 인왕산과 청와대가 보였다.
아마도 요즘의 불편한 심정 때문일 것이다.
종로 북쪽의 북촌을 소개하다가 헌법 재판소도 떠올랐다.
광화문 일대와 명동 일대는
초고층 빌딩 숲을 이루고 있었다.
이젠 8-10차선 도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서울 역부터 용산 방향으로도 마찬가지.
미군기지 조차 이젠 잘 살펴야 할 만큼이다.
마포 방향도 재개발 때문에 잿빛만 가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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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에게 서울을 소개하였다.
우선 경복궁부터 북촌을 거쳐 종묘 주위까지.
인왕산 앞쪽의 삼청동, 가회동, 뒤쪽의 평창동, 성북동.
다음으론 말 그대로 신촌,
종로를 거쳐 전차 종점의 신도시 안암동,
남산을 뒤로 하고 한강을 내려다보는 한남동,
이것이 일제와 해방 이후의 모습이라면,
경제개발 이후엔 마포 아파트를 시작으로
잠실, 강남 그리고 경부선을 따라 1기 신도시들.
그리고 강북의 중랑천을 따라 늘어선 아파트들.
그러고 보니 청계천 끝자락의 왕십리도 아파트촌이다.
국민 50%가 아파트에 산다는 주택 조사가 틀린 게 아니다.
손님에게 이렇게 말했다.
“창문 하나가 1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4개라면 4억이고, 강남 아파트들은 서너 배 비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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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요즘엔 조정국면이라고 한다.
하지만 2006년 버블 세븐보다 더 올랐는데
1억 정도의 조정에도 경제신문들은 망할 것처럼 난리다.
물론 갭 투자로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은
아파트 불패 신화를 굳게 믿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한국경제는 양극화로 치달은 것이다.
작년엔 서울을 떠난 사람들이 19만 명이나 더 많단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라고 하는데, 올해는 어떨지 모르겠다.
정치특권 관련해선 모두가 한 목소리인데, 경제특권엔 입을 다문다.
부동산특권이 낳은 불로소득의 규모는 357조.
1300조 GDP의 36%에 이른다.
물론 특권층의 몫이다.
토지의 경우엔 말 그대로 극단적이다.
상위 10%가 전체의 97.6%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 무토지 소유 세대는? 40%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니 부동산 관련한 세금이 당연한데도
이것 건드렸다간 벌집 건드린 것과 다름없다.
실제로 부동산 종합과세 만든 대통령은 지금도 철전치 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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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에서 내려오면서 문득 쓴웃음이 났다.
비정상 대도시에서 복음을 전한다는 것에 대해.
오히려 선지자들의 강력한 경고들이 적당하지 않을까?
소돔의 멸망, 니느웨의 멸망 그리고 예루살렘의 멸망까지.
그럼에도 조사심판에 대해 사경회를 했다면
수박 겉핥기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요 며칠 경제 기사들은 음울하다.
- 소비자심리 금융위기 이후 최악!
- 역대 최고 사실상 백수 450만 명
당연히 불황의 그늘은 생계형 경범죄 폭증으로 이어진다.
- 무전취식 4년 새 15,000건 증가
- 기차 무임승차 1년 30만 건에 달해
날씨까지 강추위가 계속되니
손님과 함께 명동을 떠날 땐 명절이 맞나 싶었다.
중국 단체 관광객들조차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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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예언자적 설교>가 번역 출판되었다.
<예언자적 상상력>의 실천편이다.
물론 성경 이야기에 기초한다.
어제 올린 글에서도
레위기의 이야기 한 편을 정리했다.
거기에 <온 세상을 위한 구약 윤리>가 들어 있다.
저자 브루그만은 제국주의 상상력 또한
더욱 치밀하고 교묘하게 사람들을 가둔다고 지적하며,
“나 혼자라도 살아야겠다.”에서 “이웃과 함께 살아도 망하지 않는다!!!”로.
복음주의는 이제 사기꾼임에 분명하다.
하나에만 집착하면서 사리사욕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니 상실의 시대를 고발하는 하나님의 심판은 옳다.
하지만 하나님의 목표 또한 구원이다.
하나님 나라는 구원의 구체적인 진술이다.
그렇다면 교회는 그 진술을 믿음으로 순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