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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지난 2월 13일부터 5박 6일 동안 구수정씨가 이끄는 베트남 사회적기업 '아맙'과 함께 '베트남 평화기행'을 진행했습니다. 전쟁피해자를 직접 만나며 진행한 평화기행은 베트남이 아닌, 우리 대한민국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꼭 닮은 역사를 가졌으나 비극으로 맺어질 수밖에 없었던 두 나라의 서글픈 이야기를 5회에 걸쳐 전합니다. -기자 말

지금껏 연재하면서 적지 않은 이들이 원고료를 보내주셨다. 공감해주는 것만큼 힘 되고, 좋은 일이 있을까? 지면을 통해 이번 연재기사의 모든 원고료를 베트남 민간인 학살 위령제에 쓸 수 있도록 보내겠다고 전한다. 독자들의 뜻은 아마도 그런 것이었으리라.

베트남전쟁에 참가한 한국군은 32만 명에 달한다. 국가는 '자유수호', '반공성전'이란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 그런 이유로 전쟁터로 떠난 젊은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전우회 어느 사이트에는 전장에서 찍은 사진 아래 '싸우는 이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적어놓기도 했다. 그 한 마디에 모든 비극이 깃들어 있다. 명분도 모르는 싸움에서 그들은 온갖 극단적인 경험을 했던 셈이다. 참전군인 중 한 사람은 그래서 참전을 '똥통에 빠진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빈딘성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한국군 사진 한국군 1명을 쓰기 위한 비용은 5천 달러, 미군 1명을 위해 필요한 비용은 1만 3천 달러였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군을 대신 보내면 1명 당 8천 달러가 남는 장사였다. 참전한 한국군 32만 명으로 미국이 획득한 이득은 24억 달러에 달한다.
▲ 빈딘성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한국군 사진 한국군 1명을 쓰기 위한 비용은 5천 달러, 미군 1명을 위해 필요한 비용은 1만 3천 달러였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군을 대신 보내면 1명 당 8천 달러가 남는 장사였다. 참전한 한국군 32만 명으로 미국이 획득한 이득은 24억 달러에 달한다.
ⓒ 황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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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진정 '어버이 대통령'이었습니까? 
 

참전군인들은 베트남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파병되었다. 베트남 전쟁의 본질은 물론이거니와 그 땅의 역사도, 기후도, 삶도 몰랐다. 더불어 어떤 일들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고, 그것이 자신의 일생에 어떤 그림자를 드리우게 될지 전혀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초기의 참전군인들은 국가의 명령에 따라 베트남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본격적인 파병은 자원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또 장병의 동의하에 이뤄졌다. 물론 부족한 인원은 차출하는 방식이었다. 자원이었든, 차출이었든 간에 사지로 떠난 이들의 대부분은 돈 없고 빽 없는 젊은이들이었다. 그들이 이유도 알 수 없는 싸움에 뛰어든 까닭은 '가난' 때문이었다.

그러하니 미국에 적극적으로 참전 의사를 개진하며 그들을 전쟁터로 등 떠민 당시의 지도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참전용사들이 '어버이 대통령'이라고도 부르는, 그리하여 어떠한 비판도 쉬 용납되지 않는 그 지도자 말이다.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그가 정말 국민을 아끼고 위하는 지도자였다면 생때 같은 젊은 생들을 남의 나라 전쟁에 용병으로 보냈을까? 오늘날 돈과 권력을 가진 부유층과 정치인들은 어떻게든 제 자식 군대 보내지 않으려 용쓰는데 말이다. 정말 어버이와 같이 국민을 아꼈다면 그러한 헐값에 자식을 사지로 보내며 달러를 벌어오라 했을까? 그것은 진정 어버이의 마음이라 할 수 있는 것인가? 

참전한 일반사병은 한 달 50달러 남짓한 돈을 받았다. 당시 우리에게는 큰 돈이었지만 그 수당은 필리핀이나 태국의 군인들보다 낮은 액수였고, 자기들의 전쟁을 치르는 베트남군 사병과 비슷한 돈이었다. 한국군 1명을 쓰기 위한 비용은 5천 달러, 미군 1명을 위해 필요한 비용은 1만 3천 달러였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군을 대신 보내면 1명 당 8천 달러가 남는 장사였다. 참전한 한국군 32만 명으로 미국이 획득한 이득은 24억 달러에 달한다. 
 

한국군 베트남 파병 당시 군인 봉급표 참전한 일반사병은 한 달 50달러 남짓한 돈을 받았다. 당시 우리에게는 큰돈이었지만 그 수당은 필리핀이나 태국의 군인들보다 낮은 액수였고, 자기들의 전쟁을 치르는 베트남군 사병과 비슷한 돈이었다.
▲ 한국군 베트남 파병 당시 군인 봉급표 참전한 일반사병은 한 달 50달러 남짓한 돈을 받았다. 당시 우리에게는 큰돈이었지만 그 수당은 필리핀이나 태국의 군인들보다 낮은 액수였고, 자기들의 전쟁을 치르는 베트남군 사병과 비슷한 돈이었다.


가난에 등 떠밀린 20대 청춘들은 한번 듣도 보도 못한 곳으로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갔다. 그리고 그 중 5099명은 돌아오지 못했다. 5099명이 옷고름으로 눈물을 찍으며 배웅하던 어머니의 얼굴을 다시는 보지 못한 것이다. 미군 9명이 죽어나갈 때 한국군 1명이 죽어나갔다. 부상자도 1만 1천 명에 달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사지에서 돌아온 많은 참전군인들은 다시금 지옥을 살아야 했다. 고엽제 후유증이 억울한 원혼처럼 달라붙어 그들을 괴롭혔던 것이다. 지금까지 파악된 국내의 고엽제 환자들은 2세까지 포함해 13만 명이 넘는다(2012년 10월 기준). 이미 후유증으로 사망한 군인들은 이유도 모른 채 고통 속에서 죽어갔고, 살아남은 자들은 현재도 고통 속에 살고 있다. 참전군인들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참전군인, 그 이름에 담긴 기막힌 질곡

참전군인들을 생각한다. 민간인 학살이나 집단윤간과 같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들 앞에서 그들은 전쟁범죄자이다. 하지만 모든 참전군인이 그러한 현장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군은 공병부대, 의무부대와 같이 대민 봉사사업을 하는 부대도 많았다. 참전군인 중 정말 베트남전쟁에서 민간인 학살이 있었느냐고 물어오는 이들이 있다. 그처럼 후방에서 총 한 번 쏘아보지 않은 이들도 있다. 그러니 더욱, 국가적 차원에서의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참전군인 모두가 비판의 대상이 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진상규명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참전군인의 기막힌 질곡은 고엽제 후유증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베트남전쟁 기간 중, 미국은 시야를 가리는 정글제거와 베트콩 색출, 또 경작지의 농작물 제거를 위해 1961년부터 71년까지 베트남 국토의 15%에 달하는 광범위한 지역에 7200만 리터의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를 살포했다. 

여기에는 인류가 만들어낸, 역사상 가장 독성이 강한 물질 다이옥신이 170㎏ 함유되어 있었다. 다이옥신은 청산가리의 1만 배, 비소의 3천 배에 달하는 독성을 가지고 있으며, 1g만으로도 사람 2만 명을 죽일 수 있다고 한다. 또 극히 적은 양을 흡수하더라도 인체에 축적돼 10년~25년이 지난 후 각종 암과 기형을 유발한다. 170㎏이라니…. 믿기지 않지만 이는 현재 지구인구의 반, 34억 명을 죽일 수 있는 양이다. 

그런데 전쟁 당시 베트남 사람들은 고엽제를 뿌리면 좋아했다고 한다. 구수정씨에 따르면, 고엽제의 독성을 알지 못한 탓이지만 당시 고엽제를 살포하면 이틀쯤은 폭격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말문이 막히는 대목이다. 전쟁이 이러하다. 

고엽제가 살포된 지역의 80%는 한국군 작전지역이었다. 고엽제전우회 홈페이지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베트남에서 고엽제 사용에 관한 별다른 지시나 주의사항도 없었고, 특히 비행기로 공중살포를 할 때에는 모기에 물리지 않는다고 고엽제가 쏟아지는 곳을 쫓아다니면서 조금이라도 더 맞으려 했다. 부대 주변에서 제초작업을 하는 병사들은 고엽제 가루를 철모에 담아 맨손으로 뿌리기도 했다.' 

아울러 사방 천지 뿌린 고엽제는 강물로 흘러들었고 그것은 다시 군인들이 마시는 수통으로 흘러들었다. 
 

호치민시 전쟁증적박물관에 전시된 사산한 태아 사진 전후 베트남에서는 태아 사산이 유난히 많았다고 한다. 이를 고엽제 때문이라 판단한 베트남 국민들은 항의의 뜻으로 태아의 사체를 한 병원에 잇달아 보내 전시토록 했다. 전쟁증적박물관에도 용액에 담긴 태아의 시신이 있다.
▲ 호치민시 전쟁증적박물관에 전시된 사산한 태아 사진 전후 베트남에서는 태아 사산이 유난히 많았다고 한다. 이를 고엽제 때문이라 판단한 베트남 국민들은 항의의 뜻으로 태아의 사체를 한 병원에 잇달아 보내 전시토록 했다. 전쟁증적박물관에도 용액에 담긴 태아의 시신이 있다.
ⓒ 황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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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군인들에게 증상이 나타난 것은 1970년대부터다. 미국에서는 1978년, 참전군인들이 미국정부와 고엽제 제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시작, 사회적으로 뜨거운 화두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1980년대까지 철저한 보도통제로 입도 뻥긋하지 못하게 했다. 때문에 한국에서는 그 사실이 대중에게 알려지지도 않았고, 참전군인들은 이유도 모른 채 죽어나갔다. 

그런 세월을 지나 국내 고엽제 피해자들이 미국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건 것은 1993년이었다. 하지만 모두 기각되거나 패소했다. 미국법원은 '외국인은 전쟁 중 발생한 어떤 피해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자국의 법률을 근거로 삼았다. 법이라 해서 법이라 쓰지만 이 무슨 말도 되지 않는 법인가 싶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오만이 읽히는 대목이다. 

1999년에는 고엽제 피해자 1만 6천여 명이 고엽제 제조회사 다우케미컬과 몬산토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소송을 제기하고 14년이 흐른 2013년 7월, 우리나라의 대법원은 사실상 제조사의 손을 들어줬다. 겨우 39명만 고엽제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했을 뿐이다. 일반인들에게 번연히 보이는 진실이 어찌 법원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인지, 고엽제 환자들은 제 나라로부터도 외면당한 셈이다. 

달러를 벌었으면 그 죄가 사라지는 것입니까? 

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의 경제는 한국전쟁을 기반으로 해 일어섰다. 옆 나라의 전쟁이 그들에게는 호기였던 셈이다. 그런데 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제도 베트남 전쟁을 어느 정도 기회로 삼았다고 한다. 한국은 베트남 파병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직접적인 원조와 간접지원을 받았다. 또 전쟁 특수를 활용, 국내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하고 상품을 수출할 수 있었다. 

빈딘성 박물관의 큐레이터는 이런 이야기를 전했다. 

"여러분이 전범기업 미쓰비씨와 싸우듯, 우리는 한진과 싸워야 합니다. 한진은 전쟁의 피를 먹고 자란 기업이지요. 저희들은 한진이 이 전쟁에 대한 배상의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파병된 한국군이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해외근무수당은 외화 획득의 기초가 되었다. 장병들 해외근무수당의 80%는 의무적으로 가족에게 송금됐다. 그 금액이 2억 5천만 달러. 파병 직전인 1963년 한국의 연간 수출총액은 1억 달러였음을 감안하면 큰 액수다. 

참전군인들은 현재 자신들이 받아야 하는 전투수당을 국가가 지급하지 않고 산업화에 유용했다고 믿고 있다. 비록 국가는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말이다. 한 참전군인은 이렇게 적기도 했다.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받는 전투수당 중 3분의 2가량을 국가에 헌납했다. 그 돈으로 정부는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등 산업발전의 기반을 닦았다.' 

이렇게 베트남 특수로 인한 경제적 이득은 1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누군가는 간접적인 경제적 파급효과까지 감안하면 5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참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베트남 전쟁을 통해 이 나라의 자본주의가 어느 정도 초석을 닦은 것은 사실인 듯하다. 참전군인 단체들은 그리하여 '국가의 명을 받고 세계평화와 자유수호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운 전우들의 희생이 대한민국 건설의 초석이 되었다'고 말한다. 또 일삼아 자신들이 목숨 바쳐 이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무시하는 오늘날의 정부와 국민들에게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질문은 다시 이어진다. 전쟁을 통해 얻은 게 있다면 이 참전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 달러를 벌어왔다면 정상 참작이 되는 것인가?  
 

고자이 증오비 주변에서 뛰어노는 현지 아이들 저 아이들과 꼭 같은 아이들이 1966년 이유도 모르고 까닭도 없이 한국군에게 죽임을 당했다.
▲ 고자이 증오비 주변에서 뛰어노는 현지 아이들 저 아이들과 꼭 같은 아이들이 1966년 이유도 모르고 까닭도 없이 한국군에게 죽임을 당했다.
ⓒ 황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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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그렇다, 대답하기 어렵다. 그것을 '공로'라 이름 붙이고 그렇게 부르기엔 우리 모두가 너무 부끄럽다. 왜냐하면 그것이 남의 생명, 약자들의 피를 거두는 것으로 이뤄진 행위이기 때문이다. 9천 명의 민간인 학살, 수많은 여성에 대한 윤간, 그런 비인간적인 행위를 통해 얻어진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를 공로로 인정하면 이는 어떤 짓을 저지르더라도 돈만 벌어오면 된다는 논리를 인정하는 것이 된다. 자식이 까닭 없이 남을 두들겨 패고 죽이는 것으로 돈을 벌어왔다면 어느 어머니가 그것을 잘했다 칭찬하시겠는가?

 

그대의 어머니는 그러한가? 아닐 것이다. 그러하니 그것을 '공로'로 인정하는 것은 옳고 그름을 뒤집는 일, 가치관의 전복을 가져오는 일이다. 우리 모두의 도덕과 윤리를 헌신짝처럼 내다버리는 무서운 사태일 뿐이다. 

그것은 정녕 사는 길이었습니까? 

민간인 학살이나 윤간을 저지른 참전군인들은 가해자이며, 전쟁범죄자이다. 일차적으로 그들을 그러한 '똥통'으로 밀어넣은 국가에 책임이 있으나 그것으로 면죄부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국가가 '민간인을 학살하라', '여성을 집단윤간하라'고 명령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한 명령의 과정과 세부를 밝혀 진상을 규명하는 일은 그래서 필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일이 재발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참전군인 중 한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오래된 일이지 않느냐?'고…. 그렇다. 오래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범죄를 덮어놓고 넘어갈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러한 전쟁(전 세계가 미국의 침략전쟁이었다고 인정한다)에 참전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구조, 또 만행이 저질러질 수 있는 구조를 그대로 놓아둔 것이 된다.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변화는 불가능할 것이다.    
 

한?베문화교류 현장의 베트남 학생들. 지난 2월 12일부터 17일까지 청주민예총과 푸옌성 문화체육관광청은 문화예술교류 차원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개막식에 참석한 베트남 학생들이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 한?베문화교류 현장의 베트남 학생들. 지난 2월 12일부터 17일까지 청주민예총과 푸옌성 문화체육관광청은 문화예술교류 차원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개막식에 참석한 베트남 학생들이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 황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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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피해자였던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을 생각한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은 피난민들을 모아놓고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숨진 민간인은 최소 200명이다. 처음에 미군은 이러한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AP통신이 '학살'을 뒷받침하는 미군 공식문서와 미군의 증언을 전 세계에 타전하자, 이 보도를 계기로 한국과 미국정부는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이윽고 2년 후, 한미 양국조사단은 노근리 사건이 '미군에 의한 양민 학살'이었음을 인정한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유감을 표명했고, 이후 학살당한 이들에 대한 명예회복과 피해보상이 이뤄진다. 

참전어르신들에게 여쭙고 싶다. 이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저 당신의 자식이 당신이 겪은 그런 지옥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이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여쭙는다.  

베트남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님은 먼 곳에>를 봤던 기억이 있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마지막 신이었다. 남편(엄태웅)을 찾기 위해 그 먼 곳까지 와 사지를 헤맨 주인공(수애)은 총알이 빗발치고 폭탄이 떨어지는 곳에서 남편을 발견한다. 그리고 무얼 했을까? 아내는 그렇게 목숨을 걸고 찾아낸 남편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다짜고짜 따귀 세례를 날린다. 

그 매질 아닌 매질에는 가슴 한가운데를 훅 파고드는 벼락같은 꾸중이 담겨있었다. 이러한 꾸중 말이다. '너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느냐고, 네 목숨은 그렇게 아무렇게나 팽개쳐도 되는 것이냐고, 너를 이런 곳에 보내려고 어머니가 너를 키운 줄 아느냐고, 살인귀가 되라고 나는 너를 사랑했는 줄 아느냐고….'

그리고 또 이렇게 말하는 듯도 했다. '우리가 이런 짓까지 해서 살아야겠냐고, 이게 정녕 사는 길은 맞냐고….' 저항도 없이 맞고만 있던 남편이 소리 내어 통곡했다. 그 안에 우리 모두의 비극이 다 담겨있었다. 죽임을 행했던 사람과 그런 이를 아버지로 둔 우리 모두의 비극 말이다. 참전 어르신들에게 말하고 싶다. 아버지, 그 먼 곳에 가지 마시고 차라리 사랑한다고 말하지 그러셨습니까?
 

베트남 평화기행은 계속됩니다.  베트남 평화기행에 참여한 이들이 나비기금을 전달받고 있는 '누엔 티 홍' 여성의 집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 베트남 평화기행은 계속됩니다. 베트남 평화기행에 참여한 이들이 나비기금을 전달받고 있는 '누엔 티 홍' 여성의 집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 황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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