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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춘 
성공회대 엔지오대학원장, 다른백년연구원장

 

 

국외자가 보면 미국이나 북한보다도 역대 한국 정부가 더 이상할 것 같다.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인구의 10%를 잃었으면서도 또 다른 전쟁 위기 앞에서 북한의 불장난을 자제시키고 트럼프의 막말 행진을 견제하지 못하니 말이다. 촛불의 동력까지 얻고서도 현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위축된 모습을 보이니 말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관리가 북한 김정은은 ‘미친놈’이 아니라 체제 생존이라는 장기적이고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는 ‘합리적 행위자’라고 하자 미국 언론이 이를 크게 보도했다. 서방 언론은 3대 세습과 개인숭배가 유지되는 북한, 수많은 주민을 굶어죽게 하고도 핵실험을 하는 북한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나라라고 생각해왔고, 김정은을 거의 ‘미친놈’ 취급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합리성’은 그들 서구인의 독점물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할 것일까? 그렇다면 김일성 사망 직후 북한이 곧 붕괴할 것이라 생각했던 판단, 중국이 강하게 압박하면 북한이 중국을 고분고분 따를 것이라는 생각, 경제 압박을 더 강하게 해서 북한이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리면 항복하고 나올 것이라는 생각도 재고하는 것일까?

 

 

사실 미국의 대북관은 약간은 ‘의도된 무지’, 북한의 핵 개발을 적절히 방치하면서 동북아에서 긴장을 유지하려는 속생각을 감춘 혐의가 있다. 그러나 미국의 대북관은 그들이 한국전쟁 때 북한에 어떻게 했는지 잊어버렸거나 ‘무지’한 상태에서 나온 것이다. 북한은 21세기에 존재하는 구시대의 낡은 유격대 국가다. 분단이 ‘민족해방’ 담론을 유지시켰고, 미군에 의한 초토화의 기억이 대일 적대를 대미 적대로 굳히는 계기가 되었으며, 탈냉전 9·11 이후 미국의 이라크 선제공격, 리비아 붕괴를 보고서 핵개발의 길로 매진하게 되었다. ‘풀을 뜯어 먹더라도’ 핵 개발을 해서 체제를 보장받고 지도력을 안정화하려는 김정은과 북한 핵심 지배층의 노선은 미국의 무지, 대화 거부, 혹은 의도적(?) 방치의 결과다.

 

 

북한과 미국이 아무리 막말을 교환하면서 전쟁 직전까지 가도 그들은 기본적으로 목표가 있고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물론 이 막말의 교환이 양쪽의 오판과 실수로 전쟁으로 촉발되지 않도록 한국은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하지만, 만에 하나 전쟁이 발생하면 최대의 피해자가 될 한국은 과연 ‘시스템’과 목표를 갖추고 있나? 국외자가 보면 사실 미국이나 북한보다도 역대 한국 정부가 더 이상할 것 같다. 북한의 거의 40배 이상의 국방비를 지출하고도 자주국방을 하지 못해서 미국의 바짓가랑이를 잡아온 한국의 군부 권력층이나,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인구의 10%를 잃었으면서도 또 다른 전쟁 위기 앞에서 북한의 불장난을 자제시키고 트럼프의 막말 행진을 견제할 반전 시위 하나 못하니 말이다. 북한과는 아예 비교할 수도 없는 국제적 입지를 갖고 있는 촛불의 동력까지 얻고서도 현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스스로 위축된 모습을 보이니 말이다.

 

 

지난 10년, 한국의 지도자들 중 북한 체제가 곧 붕괴하리라는 미국의 시각, 대북 제재와 비핵화를 맞교환할 수 있다는 미국의 생각에 토를 단 사람이 있었던가? 중국을 계속 압박하면 북한이 중국 말 듣고 핵 개발을 중단할 것이라는 생각이 틀렸다고 말한 적이 있었던가? ‘남한산성에 갇혔던’ 인조의 ‘충신’들처럼 미국의 재조지은(再造之恩)을 복창하면서도, 한국전쟁기 미군의 무차별 폭격과 맥아더의 무리한 북진으로 남한 사람 수십만이 죽고, 수백만이 이산가족이 되었다는 것을 미국의 시민사회에 호소한 사람이 있었던가? 북한이 극약을 사용한다고 우리도 극약을 사용하면 둘 다 죽는다는 논리로 국민들을 설득했는가? 한-미 ‘공조’, 혈맹 아무리 외쳐도 미국에 한국은 일본과 중국 다음의 부차적 변수이며, 트럼프는 오직 차가운 ‘돈 계산’ 하면서 한국을 대할 것이라는 전제를 공유했는가?

 

 

약소국의 서러움은 약소국의 처지에 아무런 관심도 없고 지식도 없는 강대국의 정책에 의해 자신의 운명이 좌우될 수도 있다는 점에 있다. 결국 한국이 살기 위해서는 미국의 시각과 판단을 교정하고 여론을 바꾸는 작업을 우선하는 수밖에 없다. 한국이 한반도 문제의 ‘운전자’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을 설득하고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농담으로라도 전쟁을 입에 올릴 수도 상상할 수도 없다. 사드 배치, 개성공단 중단으로 인한 경제위기, 국방비 과다 지출로 인한 복지 위기는 북핵 위기보다 더 심각한 국내 위기다. 우리는 단지 전쟁 반대가 아니라 어떻게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만들어나가고, 경제발전과 복지를 동시에 이룰 것인지에 대한 구상을 갖고 있어야 한다.

 

출처: 한겨레신문 논단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13937.html#csidx11544e4df951131a1d837e234dd5ada 

  • ?
    산천초목 2017.10.12 06:05
    촛불의 동력까지 얻어서 대통령이 됐지만
    외통수에 갇혀버린 문정부가 안타깝기만 하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려니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가
    거기에다 북한은 남한은 아예 쳐다보려고도 않고
    내부적으로는 야당 사람들 이 난국을 힘을 보태서 헤쳐 나가기보다
    어떤 방법으로든 자기들의 유리한 정치적 입지만 확보하려는 계산이고

    아~ 약소국의 서러움이여 한민족의 불행이여..
    주여 긍휼히 여기소서
  • ?
    김원일 2017.10.12 07:2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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