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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영화 Confirmation

1991년, 전설적인 미국 대법원 흑인 판사 떠굿 마샬이 은퇴함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흑인인 클레런스 토마스를 지명했다.

그의 인준을 심사하는 상원 법사위원회에 제보가 들어왔다.
토마스가 이전에 여성 부하직원들에게 부적적한 행동을 했다는 것.
그 대상으로 아니타 힐이라는 이름도 함께.

시골 대학에서 법대 교수로 조용히 살고 있던 아니타 힐에게 상원의원 보좌관의 전화가 걸려 왔다.
토마스의 전력에 대해 묻는 것이었다.
힐은 이런 일을 폭로하거나 앞에 나설 의도가 전혀 없었다.
이전에 그랬던 여자들이 오히려 수치를 당하고 파면을 당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법사위원장은 형식적으로 FBI 에 의뢰해 토마스와 힐을 조사했다 .
보고서는 법사위원회에서만 돌려 보았고, 그냥 예정대로 상원 전체 회의 표결을 밀고 나가려 하는데
그만 그 보고서가 언론에 유출되었다.

언론이 난리를 피우고 법사위는 힐을 소환한다.
힐은 등 떠밀려 세상에 나서게 된다.
힘들지만 진실을 알리기로 결심한다.

이래서 생긴, 미국 역사상 아마 가장 유명한, 아니 최초로 전국민의 관심을 일으킨 성희롱 사건이었던
토마스-힐 청문회

온 국민이 TV 에 매달렸다.

토마스의 인준은 불가능한 것 처럼 보였다.

그런데 토마스는 기막힌 반전을 이뤄낸다.
소위 '인종 카드' 를 집어 든 것.

법사위원 전원은 백인이다.

자신은 지금 흑인으로서 백인들에게 '하이 텍 린치' 를 당하고 있다고
오히려 법사위를 공격한 것이다.

동시에 백악관과 공화당은 아니타 힐에 대한 진흙 던지기 맞불을 피웠다.
'정치적인 목적이 있는게 아니냐?
지난 10년 동안 뭐하다가 이제 나타났냐?
그 이후에도 토마스와 연락을 주고 받은 일이 있지 않냐?
혹시 버림받은 여자 아니냐?'

게다가 정신과 의사라는 어떤 사람은 힐이 erotomaniac (풍정? '성밝힘증') 이라고 했고
갖가지 거짓 진술서들이 마련되었다.
사생활이 들추어지기 시작했다.

힐은 거짓말탐기지 검사까지 받아야 했다.
(물론 통과했다)

victim (피해자) 이 villian (가해자) 가 된 것이다.

토마스와 힐 - 둘다 진실 서약을 하고 진술을 하는데
하나는 완전 거짓말이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가
하루 종일 밤 늦게까지 계속되는 청문회를 중계하며
언론은
누가 거짓말을 하는가
예일 법대를 나온 두 엘리트 흑인들 중에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주간연예/썬데이 서울 식 선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국민들은 식상하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창피냐.
이제 그만하자...

힐의 증언을 뒷받침할 증인들이 있었다.
토마스에게 같은 일을 당한 현직 기자도 있었다.
상원의 소환장을 받아 대기하고 있던 그들은 결국 증언하지 못했다.

자신이 인종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카드로 상원을 공격하여 그들을 주춤하게 한 토마스는
52대 48로 대법관에 임명됐다. 역사상 최근소 표차였다.
대법관은 평생직이다.

대법관 토마스는 현재 대법원에서 가장 우파의 법관이다.
전설적인 떠굿 마샬과는 전혀 다른 성향이다.

판사 1년 경력으로 대법관이 된 그는 몇년 동안 법정에서 단 한마디 발언도 하지 않은 진기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영화에서 힐의 변호사가 이런 말을 한다. '내 학생들 (하바드 법대) 도 토마스보다 나아')

원하지 않게 세상에 나와 뭇매를 맞고 사라진 힐은
이후 시골 법대 교수 자리를 잃기도 했지만 나중에 버클리, 브렌다이스 대학 등에서 여전히 가르쳤다.

일견 이 사건은 토마스의 승리 힐의 패배로 끝났지만

청문회 이후 세상은 진일보했다.
힐의 증언 이후 고용 평등 기회 위원회에 성추행 고발이 두배로 늘었고,
법원의 보상금 지급 판결도 늘었다. 기업의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도 활성화 됐다.
무엇보다 여성들의 정계 진출이 부쩍 늘었다.
백인 남자들의 놀이터였던 상원에 여성들이 진출하기 시작했다.
청문회에서 당하던 아니타 힐을 보고 분노로 동기 부여된 여성들이 많았다.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후
대 놓고 여성을 비하하고 희롱하던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다.
시계는 또 거꾸로 간 것 같았다.

그런데 취임식 직후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데먼스트레이션이 워싱턴 DC 에서 열렸다.
Women's March.

오래 전에 당한 여성들이
Me too! 로 나오기 시작했다.

2017년 정계, 언론계, 연예게, 학계, 종교계
줄줄이 사냥이 시작되었다.
또 다른 지각변동이다
방구깨나 뀌는 남자들은 이제

밤새 안녕하십니까를 물어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엊그제
당시 상원 법사위원장이었던 죠 바이든이 아니타 힐에게 사과한다는 말을 했다.

힐이 토마스의 음담패설에 시달리던 때 나이가 스물 다섯
내 딸 나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iHIvZuypso4

  • ?
    김주영 2017.12.17 15:21
  • ?
    김주영 2017.12.18 03:39

    오랜만에 들어와 글을 올리다 보니 

    동영상 링크하는 법도 잊어버렸습니다. 

     

    다들 평안하시지요?

  • ?
    기술담당자 2017.12.18 11:50

     댓글에서 동영상 링크는 글쓰기 맨 위 오른쪽에 에디터 선택하기에서 에디터 모드를 누르신 후 나오는 삼각형 표시를 클릭한 다음 소스를 누르시고 동영상 링크 주소를 올리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 ?
    김주영 2017.12.18 13:35
    감사합니다.
    늘 이곳을 지키시며 섬기심을 감사드립니다.
  • ?
    김원일 2017.12.18 07:39

    이번 학기에 Feminist Readings of the Old Testament라는 과목을 강의했는데, 여러 영화 보면서 성서 읽기였습니다.
    학기말 과제로, 우리가 살펴본 성서의 여자들과 영화의 주인공들 중 맘대로 골라 그들이 모여 주고받는 가상의 대화를 만들어보라는 주제를 줬습니다.

    한 여학생이 창작해낸 기막힌 내용을 보고 감탄했죠. 다음부터는 학기말마다 그 글을 학생들에게 읽어주겠다고 했습니다.

    한 장로교 선배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우리는 모두 똑같은 죄인인데 그중 들킨 죄인과 들키지 않은 죄인이라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네, 그야말로 "밤새 안녕들하셨습니까?"입니다. 주여!

    그나저나, "우리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부르려던 참이었는데 불쑥 나타나셨네요. ㅋ~

    반갑습니다.

  • ?
    김주영 2017.12.18 13:33
    인터넷에서 이런 저런 말하는 것이 부질없다 생각되어서 그랬습니다. ㅎㅎ

    그 여학생의 글을 나눌 수 있으시면...
  • ?
    김원일 2017.12.19 08:00
    부질없는 거 맞습니다.
    그래도 그 부질없는 짓거리를 이렇게 우리는 계속합니다.
    주님의 은혜를 믿고 의지하며. ^^

    그러게요. 그 내용을 여기 올릴 것도 아니면서 쓸 데 없는 말했다 싶었습니다.
    내용이 길고, 요약하기에도 좀 복잡해서리.
    여러 성경 이야기들과 영화 이야기들을 곁들여야 하므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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