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연구 의뢰 결과, 1970년대까지 인종적 편견 양산하는 콘텐츠 생산
“과거를 뛰어넘기 위해 이를 인정해야 한다” 기사 발행하고 성찰
“과거를 뛰어넘기 위해 이를 인정해야 한다” 기사 발행하고 성찰
〈내셔널지오그래픽〉 2018년 4월호 표지에 등장한 마샤 빅스와 밀리 빅스 자매. 둘은 이란성 쌍둥이다. 사진 〈내셔널지오그래픽〉 홈페이지.
130년 전통의 다큐멘터리 매체 <내셔널지오그래픽> 편집부는 ‘인종’을 주제로 하는 특별호 제작을 맞아 아프리카 역사와 사진학을 연구하는 버지니아대학교의 존 에드윈 메이슨에게 과월호의 단점 분석을 의뢰했다. 이 매체의 아카이브를 분석한 메이슨 교수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난 기간 대부분의 글과 이미지에서 백인을 우위에 두고 황인과 흑인을 하위에 두는 인종 계층을 재생산했다”고 결론 내렸다.
메이슨 교수는 <내셔널지오그래픽> 페이지에 도시의 교육받은 아프리카 인종은 찾아볼 수 없고 흑인종 대부분은 원시적이고 기술적 혜택을 받지 못한 상태, 간혹 옷을 걸치지 않거나 야만적인 형태로 등장한다고 꼬집었다. 메이슨 교수는 이런 편향이 1970년대까지 집요하게 계속되었으며 백인 중산층이 대부분인 이 잡지의 독자들이 흑인을 인지하는 방식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미국인들은 타잔 영화와 상스러운 인종차별적 캐리커처 등을 통해 이러한 사고를 주입받았다”며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식민주의가 만연한 시점에 등장했으며, 당시의 세계는 정복자와 피정복자로 나뉘어 있었다. 그 사이를 가른 것은 ‘인종의 선’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이러한 관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매체의 편집장인 수잔 골드버그는 메이슨 교수의 이러한 지적을 인정하며 <내셔널지오그래픽> 누리집에 “지난 수십 년간 우리의 기사는 인종차별적이었다”며 “과거를 뛰어넘기 위해 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발행했다.
이 기사는 몇 가지 인종차별적 과거 기사의 사례를 예로 들고 있는데, 1916년에 작성된 호주에 대한 기사를 보면 호주 토착민의 사진 아래 “남부 호주 원주민 : 이 야만인들은 인간종 중 가장 낮은 지적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쓰여 있다.
루시 에일머와 마리아 에일머. 사진 마리아 에일머 인스타그램.
박세회 기자 sehoi.park@hani.co.kr
출처: 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