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7.12.19 01:10

참새 방아간

조회 수 257 추천 수 0 댓글 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잠을 청하러 가기 전에 꼭 한 번씩 들르는 방앗간이 고요한 침묵으로 일관한 지 몇 날 며칠

내려앉아 쉴만한 가지가 없어서 일찍이 꿈나라로 향하곤 했는데

이러길 어언 달포가 지나가니 아예 제 습관도 잊은채

참새가 방앗간을 며칠 훌쩍 지나갔었지

아! 오늘도 없겠지"  하고 내려보니

세 가지가 새로이 놓여있어

반가움에

동짓달 긴 밤을 달래 드릴 겸

어느 님의 푸념을 내려놓고 갑니다

 

 

 

 

아궁이 군불때기

 

 

 

 

이사 오자마자 삼십육만원에 두 드럼이나 채운 기릉 보일러가 바닥을 보여 새로 넣고, 사랑채에도 한 드럼 넣고 보니 올 여름 이사 와서 벌써 기름값만 90만원이 들어갔다.

그런데도 시골집은 춥다. 시내가 영하10도라니 여그는 한 13도쯤 돼서..
어제는 막아둔 아궁이를 깨끗이 치우고 장작을 땠다.
본 채에는 강판을 덮은 탓인지 온 집구적에 허연 연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돌아다니고 불내가 너무 나서 불때기를 포기했지만, 자글자글 등을 지지는 그 맛은
쉬 잊혀지지 않는 안마사의 올끈볼끈 아프지만 시원한 손맛 같아서

작은 채 아궁이로 옮겨 불은 피우니 불김이 잘 든다.
아궁이 앞에서 부지깽이 하나를 집어들고 솔갈비로 먼저 불을 일바시고, 삭정이 나무로 불쏘시개로 삼고 한침 후 장작을 집어 넣으니 뱀의 혓바닥처럼 날릉거리는 불기운이 구들장으로 빨려들어간다.불깡이 세다. 어느 정도 됐다 싶은 즈음엔 석쇠에 생물 고등어 한 마리와 도루묵 너댓 마리를 구우니 산이 늠이 거의 정신줄을 놓고 달라고 설쳐서 절반은 뺏기고, 알미늄호일에 싼 고구마 여섯 개를 우리 몫으로 먹다가 그늠을 쪼개주니 그 또한 불감청고소원 사료의 맛을 잊어버린지 오래라는 양 아주 사람 행세를 하고 꼬랑지를 흔든다.

제법 많은 장작을 밀어넣었는데도 종체 뜨뜻해지지 않는 방이 야속시럽지만 열 시쯤에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하는데 뭉근한 불기운이 그제사 일어 발뒤꿈치부터 서서히 달아올라 뜨겁게 굽혀 노린내가 나는 이늠의 발을 도데체 어찌해얄지 몰라 꼬무자꼬무작 발가락으로 이불을 발 아래로 끌어댕겨 그 위로 발꿈치를 피신시켜도 자꾸만 뜨거워져 온다.

비숍 여사가 1890년에 조선을 여행하며 쓴 기행문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의 한 부분이 문득 생각힌다.

금강산 부근 어데쯤에 주막을 구해 하룻밤을 자는데 건너편 방에는 여남은 사내들의 고린내 나는 발들이 한데 엉켜 왁짜허게 시끄러운데 등허리는 타죽을 것처럼 뜨겁고 낯짝으론 찬바람 선득선득한 그 야릇한 난방 탓에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더라는 그런 세밀한 묘사를 했고
또다른 건축가는 세상에서 가장 자연친화적 난방법이라 일컫는
구들장의 그 독특하게 등을 지지는 따스함과 시원함은 숯불에 고기를 익히는 것에 비유하면 이해가 될까?

보일러나 전기 매트가 겉을 따뜻이 해주는 난방이라면, 온돌의 구들장은 속까지 그 뜨거움을 전해주어 어른들이 열탕에 들어 "어 시원타."는 그런 느낌으로 경소단박하지 않고 중후장대한 무게감으로 디가오는 따뜻함이다. 물론 애 스키들은 그러면 그러지,
"A, 열여덟! 세상에 믿을 늠 하나또 음네.. "

사방 벽과 문에서 스며드는 겨울바람의 차가움과 아랫목의 따뜻함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건강에 좋을 것은 당연하다.

그리하여 오늘 저녁엔 어제의 불김이 다하지 않고 남았으련 해서 절반만 땠더니, 신통찮은 열기라고 겨이 장작 두어 짝을 더 넣어때라는 어명에
새로이 솔갈비ㅡ 벚나무 가지ㅡ 참나무 등걸 두 개 순으로 불을 지피고 나니 뒤늦게 뎁혀진 방공기에 어부님께서는 고이 주무시고 엊저녁과 같은 화마에 시달리는 나는,
잠든 이녘을 째려보며 궁시렁거리며 이러고 있다.
 

  • ?
    김원일 2017.12.19 02:14
    그러니까 참새가 방앗간 물레 방아에 내려앉아 힘을 좀 써주셔야 뭐가 나와도 나오지요, 지금처럼. ^^
    감사합니다.
  • ?
    소나무 2017.12.19 23:40

    뭐,, 지금 상황이 꼭 안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더 갈고 닦아서 귀한 보석들을 가지고 오려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하여튼 나누고 싶은것은 꼭 나누도록 할께요

  • ?
    김원일 2017.12.20 01:21
    네, 같은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냥 기다리고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네, 나누어주세요.
    기다리겠습니다. ^^
  • ?
    묵은지 2017.12.19 12:05
    머나먼 타향, '장수돌침대' 위에서 자는 걸로
    온돌방 향수를 달래는 남가주 한 이방인의 등짝에도
    아궁지 온기가 체감되는 글,
    즐독하고 갑니다.
  • ?
    소나무 2017.12.19 23:49
    저 글을 읽으며 제일 먹고싶은 것 은
    아궁이 군불에 구운 고구마가 먹고싶어 집니다
    김이 모라모락 오르는 뜨거운 군 고구마를 껍질을 벗기고
    후후 불면서요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김원일 2014.11.30 7958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7640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3841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5694
1397 제 한국 연락처 입니다.(김운혁) 김운혁 2018.05.19 19
1396 미투가 잡는 생사람, 그리고 또 다른 생사람. 김원일 2018.04.20 160
1395 2018년 4월 21일(토) 제2기 제3과 예수님과 계시록(Jesus and the Book of Revelation) (4.15일-4.20금) [아래아한글] [MS 워드] file 녹색세상 2018.04.17 43
1394 특별한 미투-이런 것도 미투에 들어간다니 ... 1 김균 2018.04.17 180
1393 이 글 읽은 김에 일회용 컵 많이 사용해도 되겠다 김균 2018.04.17 117
1392 2018년 4월 14일(토) 제1기 제2과 다니엘과 마지막 때(Daniel and the End Time)(4.08일-4.13금) [아래아한글] [MS 워드] file 녹색세상 2018.04.14 36
1391 2018년 4월 7일(토) 제1기 제1과 마지막 때를 위한 준비(Preparation for the End Time)(4.01일-4.06금) [아래아한글] [MS 워드] file 녹색세상 2018.04.14 20
1390 우리를 대신하여 - 우리 민족의 이름으로 3 녹색세상 2018.04.14 82
1389 10만 명 돌파한 백악관 청원 서명, 응답하라 트럼프! -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촉구, 25일 만에 10만 서명 넘어 녹색세상 2018.04.09 89
1388 한 나라로 함께 사는 세상 <연재> 오인동의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조국’ (1) file 녹색세상 2018.04.01 99
1387 남북, 오는 4월 27일 정상회담 개최 합의 - 장소는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의제 추후 협의 녹색세상 2018.03.29 82
1386 북한은 미국과 중국이 원하는 걸 안다 [ 최성흠의 문화로 읽는 중국 정치 ] 북미관계 변화는 북중관계의 변화 녹색세상 2018.03.29 86
1385 2018년 3월 31일(토) 제1기 제13과 청지기 직분의 결실(The Results of Stewardship)(3.25일-3.30금) 장년교과 기억절(아래아한글, MS Word) file 녹색세상 2018.03.28 89
1384 목마른 사슴 & 내게 있는 향유 옥합 - 알리 4차원의 그림자 2018.03.23 119
1383 (사)평화교류협의회[CPC]. <그리스도의 생명과 평화> 시각의 장년 안교교과 해설 (첨부파일) file 녹색세상 2018.03.19 109
1382 미투(Me Too) 참여 2편 우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8 버디 2018.03.15 281
1381 미투(Me Too) 1편 당하는 자의 고통 - 별것 아닌가? 버디 2018.03.15 120
1380 단일민족의 자부심과 배달민족 DNA의 우수성을 과시하고 싶은 그대들에게 보내는 National Geographic 잡지의 편지 김원일 2018.03.13 175
1379 성경을 읽다가 문득. 3 4차원의 그림자 2018.03.13 249
1378 지혜=생명 나무 1 김운혁 2018.03.12 152
1377 미투가머길레! fmla 2018.03.11 159
1376 여성의 날 원조 김원일 2018.03.09 149
1375 특사단 만난 김정은 첫마디 "남측 어려움 이해한다" - 청와대가 밝힌 대북 특사단 1박 2일 이모저모 녹색세상 2018.03.08 136
1374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김균 2018.03.07 171
1373 초신자의 질문 입니다. - 만인 구원론에 대해 궁금한 점 여쭙니다. 7 4차원의 그림자 2018.02.26 388
1372 최재영목사의 김일성과 안식교 1 지경야인 2018.02.26 257
1371 동고동락 2 file 김균 2018.02.26 232
1370 제발 ! 먹지 마시오 소나무 2018.02.26 197
1369 내 삶의 현장에서의 신앙 소나무 2018.02.25 127
1368 그사람 6 file fmla 2018.02.22 284
1367 50%의 구원과 99%의 구원 8 file 김균 2018.02.18 364
1366 평창 올림픽 NBC 망언 이후 우연히 눈에 띄는 글 소나무 2018.02.11 322
1365 재림마을 어플과 새 찬미가 3 file 김균 2018.02.11 469
1364 제목도 없는 글 3 소나무 2018.02.11 200
1363 조용한 이동네에 첫눈이 온다구요 3 jacklee 2018.02.09 229
1362 “큰 동풍으로“ 부는 바람 4 file 김균 2018.02.06 343
1361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김균 2018.01.24 346
1360 나 혼자 서 있는 게 아니구먼 1 김균 2018.01.21 307
1359 민초를 다시 생각한다 2 김주영 2018.01.20 437
1358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지키기 1 무실 2018.01.20 142
1357 신과 함께-죄와 벌- 2 file 김균 2018.01.14 327
1356 잡초와 화초 소나무 2018.01.13 239
1355 유다는 용서받을 수 있는가? 1 소나무 2018.01.13 144
1354 예수께서 죄지을 가능성 과 불가능성 소나무 2018.01.13 84
1353 유투브 퍼오기 1 김균 2018.01.10 218
1352 내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 2 소나무 2018.01.07 212
1351 만화 속에서 살았던 나날들 3 file 김균 2018.01.06 337
1350 나만의 축복에 만족하는 사람들 file 김균 2018.01.01 253
1349 모두들 건강한 새해 되세요 file 김균 2018.01.01 122
1348 쓸데없는 잡념들 7 김균 2017.12.29 382
1347 메리 크리스마스 2 1.5세 2017.12.23 260
1346 왜 꼭 그렇게 끝냈어야 했나? 2 김주영 2017.12.20 413
» 참새 방아간 5 소나무 2017.12.19 257
1344 밤새 안녕들 하십니까? 7 김주영 2017.12.17 380
1343 우리는 왜 구약을 읽는가 김원일 2017.12.16 185
1342 안식교인들 구약 잘 안다며? 이런 주제로 설교하는 안식교 목사 있는가? 그의 발에 입맞추리... 김원일 2017.12.16 262
1341 육신의 일과 영의 일 그리고 비트코인 ( 조회수 49후 수정) 5 무실 2017.12.02 340
1340 지팡이가 되어 소나무 2017.11.26 185
1339 모든것 감사해 file fmla 2017.11.24 174
1338 여자의 길 - 고 육영화 어머님 추모의 글 4 육일박 2017.11.22 315
1337 [부고] 고 육영화 집사님 장례일정 1 1.5세 2017.11.04 301
1336 광화문에 가서 트럼프 엿 먹여야 하는 "Prophetic" 이유 김원일 2017.11.03 183
1335 외국여성들도 눈물 흘린다는 "대한민국 전통 북춤의 화려함" 백향목 2017.11.03 124
1334 인간의 길흉화복에 하나님께서 관여를 할까요? 안 할까요? 2 돈키호테 2017.10.31 249
1333 애자 소나무 2017.10.31 107
1332 세상의 모든 아침 2 소나무 2017.10.28 172
1331 “인공지능도 시(詩)를 쓸 수 있을까?” 소나무 2017.10.28 95
1330 블랙호크다운 소나무 2017.10.28 100
1329 독일 안식교 연합회장들과 한국 안식교 연합회장 1 김원일 2017.10.28 412
1328 안식교를 떠나거나 아니면 적어도 잠시 좀 멀리 벗어나보고 싶은 그대에게--수정 (조회수 22 이후) 김원일 2017.10.23 389
1327 아무리 멍청한 목사의 멍청한 설교라도... 1 김원일 2017.10.23 306
1326 10월은 목사님 감사의 달입니다. 2 무실 2017.10.23 211
1325 이 친구 혹시 안식교인? ^^ Shabbat의 정신을 엘렌보다 더 잘 파악한 사람 김원일 2017.10.22 335
1324 가을노래 1 file 소나무 2017.10.21 147
1323 회원등록과 로그인 사용자 글쓰기 권한에 대해 알려 드립니다. 기술담당자 2017.10.19 21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9 Next
/ 19

Copyright @ 2010 - 2018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