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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1 13:15

아 가을인가!

조회 수 282 추천 수 0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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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엊그제 가을인가 싶었는데

벌써 아침저녁으로 다가오는 초겨울의 기운이

초로 인생의 어깨를 내리 누르고 또 잡아 끈다.

 

도망 다니던 시절을 포함해서

밥을 먹기 위해 들어가 살았던 애급의 나그네 생활까지

합치면

아마도 맨발로 걸었던 야곱의 인생이 그가 애급의 왕 바로 앞에서

토해낸 첫마디 단말마처럼 "험한" 인생 그 자체였다고 생각된다.

 

경남 진해여자 고등학교 사택에서 태어나서

통영으로 옮겨와 유년시절을 보내고

경북 경산에서 중고등학교의 춘소년시절을 보내면서

지금은 없어져 버린 교정이지만 그 좁은 공간에서 넉넉한 추억들의

사진들을 수도 없이 찍었었다.

 

팔자에도 없는 예비고사 합격으로

무조건 불려갔던 서울의 불암동 (삼육동) 기슭에선

지독한 가난속에서도 기죽지 않던 지금의 내가 만들어 지고

졸업이 안될 정도로 성적이 바닥이어도 챙피하지도 않고 기죽지도 않던

사나이로 몸과 마음이 굵어져 갔다.

 

모두들 다 제짝을 찾아 떠나버린 텅빈 운동장 (노총각의 세상)에

홀로 싱글로 남아

 

소공동 빌딩숲에서

꼼장어 포장마차속에서

젊음을 태우는 것이 마냥 그런 것인 줄만 알고

줄담배 태우던 날들이 있었다.

 

감히 사랑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날 좋아한다고 하는 느낌 만으로 덜커덕 한 여자의 팔장을 끼고

너도 나도 걸었던 "속았구나"의 짧은 행진을 마친후에

그 치마폭에 쌓여서 미국을 왔다.

 

첫입국 공항이 하와이였지.

이국의 향기가 진동하는 라이를 걸어주던 아가씨들.

그리고 나성 공항에 내려 오렌지 카운티로 들어 오던 날.

난생 처음 그리도 향기로운 오렌지 꽃 향내속에서

잠시 헤어졌던 처갓집 식구들을 만나고...

 

뉴욕으로

다시 나성으로

이젠 텍사스로

또 미시간으로

 

그리곤 오하이오와 일리노이스로 왔다 갔다 하는

내 혼자만의 고달프고 바쁜 여정이 생겨났다.

 

그러다가 드디어 어제는

두달이 지나면 받게 되는 메디케어에 대한

자세한 브리핑을 듣게 된다. (아니 벌써)

 

오늘 새벽에 일어나서

지나온 여정들을 단숨에 주마등 같이 추억하며 지나가 보았는데

가을 하늘 아래 노랗게 물이 든 이파리 사이에 탐스럽게 익어 있는

그런 과일은 내 몸에 한개도 보이지 않고

 

유년 시절이나

춘소년 시절이나

지금이나

 

보고싶은 것에 눈 돌아가고

하고싶은 것에 마음 눌리고

듣고싶은 것만 골라서 듣고

먹고싶은 것에 침 흘리고

 

그렇고 그런 인생이다.

 

딱 한가지 희망을 가지게 된다.

법대로 살았다고 보이는 니고데모나

남자를 여러번 갈아치웠던 우물가의 그 여인이나

가리지 않고 만나 주는 그 분 때문이다.

 

순전하고 정직하고 악에서 떠난 욥이나

날때 부터 남의 발목 잡고

속이고 달아나던 야곱이나

인간의 행동이나 존재를 셈하지 않고

동일한 방법으로 끌고 가시는 그분의

공산주의를 보는 까닭이다.

 

다만 십자가의 좌편과 우편처럼

그분앞에 줄을 서야할 줄이 둘 있다면

나는 서슴없이 야곱이 잡은 줄의 한참 뒤에서 숨어 있고 싶다.

마지막 숨을 거둘 때 까지.

 

야고비형님 뒤에서 이렇게 기도 할 것이다.

날 변화 시켜 달라고 하는 사치스런 기도는
이제 올리지도 않겠읍니다
다만 날 이대로 받아 주십시오.

  • ?
    김균 2016.10.21 19:31
    찬미가에도 있잖아유
    내 모습 이대로 주 받아 주소서

    그런 찬미 부르면서도
    변화된 모습만 받으신다고
    성품변화를 위해서 매진하는 우리 영적 동족들에게
    해피사바스
  • ?
    지성 2016.10.21 20:07
    님을 삼육동에서 만난이후 이곳에서 또 만나
    글이 좋아서 쓰시는 글을 잘 읽고 있습니다.
  • ?
    김주영 2016.10.22 02:19
    인생에 계절이 있다면
    가장 긴 것이 가을인 듯 싶습니다
  • ?
    글쓴이 2016.10.22 07:01
    아마도 님의 가을은 좀 더 길게 남아 있고
    나의 가을은 이제 조금씩 아래로 나의 어깨를 내리 누르고 있어 보입니다.

    닥터 김.

    가을에
    우리가 고작 할 수 있는 단풍놀이 (하나님의 계절에 순응하는 색갈의 변화) 가
    멋지게 진행 되기를 바랍니다.
  • ?
    fallbaram 2016.10.23 00:26

    지성님

     

    삼육동 이야기 하셨으니
    갑자기 궁금해 집니다.
    누구실까? 하고

  • ?
    지성 2016.10.23 19:07

    도경님, 고향이 통영인 집사람이 님의 가정과
    부모님을 잘 알고 있더군요. 유명화가 이시고
    실력파 음악교사로 날리셨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나도 캠퍼스에서 80년대 한창 바람이 세계 불때의
    바람 좀 잡을려고 애 좀 먹었지요

    지금도 님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나이 많이 든 노친네 올시다

    모두가 흘러간 엣추억의 한 장면이 지요
    강건 하시고 좋은 글 유익한 글 기대해 봅니다

  • ?
    fallbaram 2016.10.23 20:29
    지성님

    가을바람이 다시 겨울바람으로 변하며
    온도가 무너져 내립니다.

    다시 만날 수 없는 바람같은 인연들이 스쳐간 자리에
    이미 끊어진 추억의 고리들을 다시 실처럼 이어주는
    민초라는 이곳이
    참 이상한 곳이라 여깁니다.


    "통영이 고향인 집사람" 이라고 하셨는데
    통영의 추억속에는 몇분의 여햑생 선배님들이 있었고
    아마도 그분들 중에서 한분이 지성님의 집사람이라
    생각이 됩니다.

    80년대의 그 바람은 무엇인지를 잘 모르겠으나
    애는 좀 먹어셨지만
    끝내 바람은 잡으셨는지요?

    여러 정황으로 보아 인생의 선배님이라 여겨져서
    정중하게 인사 드립니다.
    부인께도 안부를 부탁합니다.

    그리고
    건강과 건필하심을 빕니다.

    자주 뵙기 바라며...
  • ?
    지성 2016.10.23 20:58
    즉시 반응해 주시니 대화가 성립돼 교감이 좋습니다
    80년 당시는 국가적 물결의 흐름이 거창해서
    모든 대학들이 참여를 했지요

    우리는 맨 마지막으로 참여를 할 수 밖에 없었고
    도경님도 당시 엘리야관에서 수업하다 말고
    뛰어 나가는 것을 제가 목격 했었지요.. 구체적으로 기억이 나네요
    당시 총학생회장은 조모라는 영문학과 친구였는데
    바람이 지나간 후, 스스로 책임을 지고 휴학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경님하고 집사람은 나이차이가 좀 있는 것으로 사료 됩니다
    앞으로 삼육동에 오실일 있으시면 교회에서 만나 잘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좋은 글 쓰실 때 마다 댓글로 계속 만나 뵙고져 합니다
    강건 하시고 건필 하세요
  • ?
    fallbaram 2016.10.23 21:43

    지성님.

    거의 짐작으로 다시 글을 씁니다.

    혹시 아니어도 폐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여러가지 정황을 짐작해 보니

    지성님의 집사람은 저의 어머님의 제자가 되고

    저는 지성님의 제자가 되는 것 같습니다.

     

    만약에 그러하다면

    야생마처럼 혈기로 살아가던 그 날들에 만난

    스승님들에게는

    별로 상쾌한 인상을 주지 못한

    거칠고 거칠었던 시절로 인해 송구한

    마음 전하고 싶어 집니다.

     

    그러나 지금도

    어쩌면 복음이라고 하는 명제를 두고

    교리와 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여전히 지성님과 다르다고 하는 생각으로

    카스다에서 늘 스치던 스승님에게 예의를 다하지

    못한 불충이 남아 있읍니다.

     

    학창시절

    많이 도와 주신 것 기억합니다.

    내년쯤에 두분에게 인사한번 올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과 건필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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