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솥

by 부뚜막 posted Dec 17, 2016 Replies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밥 한 솥을 지으려면 누군가 쌀을 퍼와야 하고 씻어서 속에 물을 붓고 불을 때야 밥이 됩니다

전기밥통을 사용하면 스위치를 눌러야 하고요

그런데 밥 한 솥이 잘 되어있는데

밥을 한 사람은 한사코 자기가 한 밥이 아니라고 합니다

엊그제 국정조사에서 명문 이대 교수들의 반응입니다

 

국회위원들은 여러 가지 정황을 들이대며 밥을 하라고 시킨 사람이 누구냐고 다그쳐도

밥은 분명히 한 솥 지어져 있는데 밥을 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다 못한 어떤 위원은 더 이상 이런 일이 없도록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지시한 사람을 밝혀달라고

애원조로 사정하다시피 해도 묵묵부답이었습니다.

밥을 하라고 지시한 사람이 와서 내가 이 사람에게 지시했다고 해도 아니라고

부정했을 듯 한 태도를 보면서 죄인들의 근본을 보는 듯했습니다

 

 

이러한 4명의 교수들의 처절한 부정에는 물론 아닌 사람도 있어서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러나 만일에 내가 저런 상황에 처해 있었으면 어찌했을까 생각하니 몸서리 쳐집니다

과연 청와대라는 권력의 누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자신이 없습니다

저런 위치에 있지 아니한 내가 행복한 사람이다 라고 자위를 해봐도

나는 서글픈 나라에 국민이구나 하는 생각에 우중충한 잿빛 하늘과 함께

우울하기만 한 것은 왜일까... ?

 

 

 

 


Articles

9 10 11 12 13 14 15 16 1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