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화 정보 / 동물적 사회 (16)

by 곰솔 posted Jan 20, 2017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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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주도
그렇게 자주 가보지 못했다. 
운이 좋으면 만원에도 갈 수 있다는데. 
그래서 제주와 관련된 10권의 책을 구입했다. 
하나하나 읽어보다가 문득 구경꾼 신세임을 깨달았다. 
저자들은 대부분 1년 이상을 머물거나, 수십 번 왕복했다는데... 
난 그들의 경험을 토대로 2박 3일 동안 여건에 맞춰 주마간산 격으로. 

2. 오키나와 
숙박만 예약하고
할인 항공권으로 무조건 날아갔다.
제주도를 거쳐 낯선 섬 풍경에 도착했다. 
일단 모노레일 티켓을 끊고 끝까지 가봤다. 
지방소도시 같은... 하지만 관광지는 명동 같은... 
자동차 없이 비싼 요금의 버스만 타고 섬 일주도 했다.

3. 미군기지 / 해군기지
용산에도 미군 기지가 있다. 
서울 북쪽에도 그리고 남쪽에도 있다. 
그들이 없으면 우리는 맥없이 나라를 뺏긴단다. 
오키나와에도 중간에 어마어마한 미군 기지가 있었다. 
10월 31일에는 섬 전체가 미국 문화로 가득 찬 것 같았다. 
하지만 텅텅 빈 버스 안에서 만난 섬사람들은 조용하기만 했다. 

4. 점점 좁아지는 인터넷 세계  
우리는 듣고 싶은 것만 반복해서 듣는다. 
여기서 듣고 싶은 거란 한계를 말할 뿐이다. 
물론 그럴지라도 꾸준히 반복하면 나름 전문가가 된다. 
하지만 그 전문가란 <코제브>에 따르면 동물화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일까, 인간관계 역시 점점 동물처럼 사나워진다. 
인간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5. 동물화 하는 현대 사회 
70년대에는 이야기를 잃어버렸고,
80년대에는 잃어버린 이야기를 날조하고
90년대에는 날조의 필요성조차 폐기하고 정보만 소비.
21세기에는 빈털터리 젊은이들이 <좋아요>를 위해 몸부림치는 사회.
그러니 어떤 페북 친구는 수천 명 친구를 100명 이하로 만든다.  
일면식도 없는 관계를 유지하려면 종일 매달려야 하니까.  

6. 엇비슷해서 지루해지는 세상  
인터넷 세상에서 살다가 
현실로 돌아와 여기저기 돌아다녀보면
한 번도 본적은 없지만 폭격 당한 폐허 느낌이 든다. 
예를 들어, 강원도 최초라고 알려진 횡성 풍수원을 찾았다. 
신발을 벗고 휴대폰을 꺼내 몇 장을 촬영하여 SNS에 올렸다. 
역시 반응이 없었는데 세상이 종교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7. 안식일의 실상 
원래는 9시부터 와서 찬미도 하고 
점심식사도 같이 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저녁에는 누군가의 집에서 또 모여서 실컷 놀다 헤어진다. 
하지만 지금은 정보만 스캔하고 곧바로 떠난다.
또 다른 정보를 찾아서... 이게 우리 모습이다.
헌금은 카드 결제가 안 되니까 푼돈.  

8. 설교조차 정보 중심 
미안하지만 파워포인트 안 쓴다. 
다행히 섬기는 교인들은 이제 익숙하다. 
하지만 거기에 익숙한 교인들은 만나면 곤혹스럽다. 
삶을 변화시키는 정보 조각이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거기에 익숙하다보니 입력이 어렵다.
결국 기계인간처럼 변해갈 수밖에 없다. 

9. 바꿔보자. 
이미 언급했지만 오늘부터 성경학교. 
성소를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도 있다. 
오후에는 대형 펜션으로 함께 이동한다. 
거기에서 25명이 식사도 함께 하고 게임도 한다. 
내일은 눈썰매장으로 가서 신나게 부모와 함께 즐긴다. 
스마트폰에서는 느낄 수 없는 큰 이야기가 넘치는 진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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