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 잡았다
노름판에서 같은 것 두 장 잡으면
땡 잡았다 한다는데
옛날 친하게 지내던 이웃의 부친이 돌아가셨다길래 가서 밤을 새우면서
그 회사 직원들 하고 어울렸는데
그날 밤 9땡을 잡고서 장땡한테 밟혀서 거지가 됐다
저들이 패를 바꾸는데 설마 장땡이랴 하고 올인하다가 당해서
빈털털이로 집에 온 적 있다
오늘 의정부로 올라 오면서
한참을 오다가 어느 휴게소 들어가서 밥을 먹는데
손이 허전해서 보니 집에다 핸드폰을 두고 왔다
이렇게 좋은 것
9땡보다 더 좋은 것
정신이 맑아진다
핸드폰에서 해방되니 살 것 같다
그것도 2-3일이지만(전화해서 부쳐 달라고 했으니까)
그래도 살 것 같다
족쇄가 풀리고 자유를 찾았다
즐거운 안식일 되것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