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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1 11:56

역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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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살

 

난 하루도 가만 집에 못 있는다

엉덩이에 좀이 쑤셔서 못 견딘다

점심때가 되면 조용히 있는 마누라 쑤셔서

데리고 나간다

 

그러다 보니 우리 집 반경 200km 근처는

서너번 이상 안 다닌 곳이 없다

지리산은 한 달에 두어 번 빙빙 돈다

 

이 놈의 역마살 좀 꺼지면 좋겠는데

허리가 아파서 울상을 지우면서도 운전대를 잡는다

사람들은 내가 매우 건강한 줄 알지만

실상은 아니다

 

어려서부터 골골 거렸다

그래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속설은 골골 80이다

그러다가 이젠 80을 눈앞에 두니 골골 90으로 바꿨다

늙으면 죽는다고? 누가 그런 헛소리 했는가?

개똥밭에 뒹굴어도 이생이 최고라는 것 실감한다

 

산다는 게 뭔지

그놈의 한 주일은 어찌나 빨리 지나는지

돌아섰다 싶으면 안식일이다

ㅋㅋㅋ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하소서”(시90:12)

그렇다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내가 뉘게로 가오리까? 했던

그 열성 많은 제자를 생각한다

나도 그런가?

종종 나를 돌아본다

게시판에서 싸움질하면서도 돌아본다

이리 살아서 안 되는데 하면서 전투적인 기질은 변하지 않는다

내가 이런 햇병아리들과 싸워서 뭐가 남을 거라고 이러지 한다

 

니들도 늙어봐라

젊은 것들 한테 당하는 것 무척 서럽다

성경이 뭐라했더라?

이 양반들 그런 성경은 안 읽는가 봐

지들이 무슨 재림교회의 제수잇이라고 이러지?

참 한심한 것들이다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말버릇 없고(내 말버릇을 이리 만든 원흉들이다 ㅋㅋㅋ)

자기만 알고 있는 자들이다(이젠 나에게 같은 말을 하겠지 ㅋㅋㅋ)

 

언중유골

난 그런 글 쓰기 좋아한다

한 두 수 먼저 읽고 있는데 저들은 따라오면서 난리친다

 

역마살 낀 중에 다시 시작한 게 캠핑이다

등산 낚시 수영 등등 하다가 이젠 캠핑을 하나 추가했다

모레 2박 3일로 캠핑 떠난다

그런데 가는 곳 마다 와이파이가 잘 되거나 전기가 들어와서

심심하면 핸드폰 두들긴다

그것 안 하려고 시작한 건데

날씨가 추울 때는 전기 없는 곳이 싫다

석유난로 피우고 전지장판 두르고 텐트 안에 있으면

뭐 이스라엘 광야 생활보다 더 좋다

 

보기 싫은 것들로부터의 자유

역마살

ㅋㅋㅋ

(사진은 지리산 청왕봉 밑-구룸에 같힌 곳이 천왕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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