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by fallbaram posted Sep 29, 2016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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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그리워 할 사람을 더욱 그리워하자

 

딱 한번

보내야 할 사람을 보내고

돌아선 사람들이

남아 있는 자들을 항하여

그리움이 없다면

 

가시만 있고

꽃이 없는 흑장미가 아닌가

 

청도의 소싸움처럼

율법으로 출발한 범소와

은혜로 출발한 얼룩이가

 

이 가을엔 서로 보듬어 볼 일이다.
 

어제까지 다섯 광주리 청포도를

나누어 먹고 텅 비어 있는 찻속에선

아직도 향기가 남아 가을이 콧속에

단맛으로 가득 열려 있다

 

콧속으로 오던 그 가을이

이 동원의 향수가 되어 귀로 들어 오는

이 들판에

 

나는 소리치고 있다

 

그리운 이름들이여

그리운 사람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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