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반지를 끼고 다닌다
교회에 가도 끼고
시장을 가도 끼고 있고
잠을 잘 때도 끼고 있다
작은 실반지
내 새끼 손가락을 장식한다
난 그 작은 반지가
사치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난 그 작은 반지가 재산이라 여긴 적도 없다
너무 헐렁거려서 한 개 잃어버린 후
꽉 끼게 만들어서 좀처럼 빠지지도 않는다
지난 주에는 집사람이 금시계줄 만들어 준다해서
시계를 새로 샀다
실상은 차고 다니는 시계가 고장이 났는데
요즘은 고치는 것보다 사는 게 편하다
코스트코에 가서 시계를 보고 있는데
옆에 선 늙은이 둘이 이런다
요즘 시계 차는 사람 있냐?
내가 여기 있네요 하고 손목을 들어보였다
그 진열장 안에는 4억짜리 반지와
4천만원짜리 시계가 있다
난 갈 때마다 아이쇼핑한다
죽기 전에 저 놈 한 번 차 봐야지
소원은 금새 이뤄졌다
점원을 불러서 한 번 보자했더니 보여준다
차 보니 20만원짜리나 4천만원짜리나
시간은 같다 ㅋㅋ
난 이런 것들이 마음에 든다
평생 못하라는 교시 아래 살다가
그것 초월하는데 수년 걸렸다
난 시계나 보석이 사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좋은 것 뿐이다
목사도 내 손가락 쳐다보고
집사들도 쳐다본다
저 장로 봐라 왜 저러지? 하는 분은
우리 교회에는 없다
사치의 기준이 뭘까?
너무 통속적이지 않은 교리로 답해 보라
실반지가 사치냐?
잡비를 모아서 시계줄을 사 준다는데
싫다고 했더니
그럼 교회 어려운 이웃 줄거다 하네요
그 말 들으니 은근히 마음이 끌려서
그럼 금시계줄 사 주라 하니
한 번 안 한다 했으면 그만 두라 하네요
지금 새롭게 조르고 있는 중인데
내가 포기 할까요
아님 해 보고 싶은 것 끝까지 할까요?
이것도 욕심이 잉태한 걸까요?
화잇이 날 본다면
뭐라고 욕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