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210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장정일 칼럼] 흑인들은 엎드려도 총에 맞는다

 

 

페이스북트위터구글카카오스토리

프린트글자확대글자축소

 

 

   지난 9월 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의 인권 상황을 우려하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미국에서는 흑인들이 엎드려도 총에 맞는다”고 맞받아쳤다.

 

   두테르테가 욕설을 퍼부은 것은 과했지만, 미국 정부는 반박이 쉽지 않다. 애초에 두테르테는 2014년 8월 9일,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경찰에 사살된 미주리 주 ‘퍼거슨 사태’ 등을 염두에 두었을 테지만, 그 발언 직후 오클라호마 주 털사(9월 16일)와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9월 20일)에서 비무장 흑인이 연이어 경찰의 총에 숨졌다. 한국일보는 9월 23, 24, 26일, 두 사건을 연속 보도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대통령이 재선까지 된 마당에 흑인 인권이 이토록 열악한 것을 따지자면, 남북전쟁이 끝난 1865년 직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노예해방을 선언했던 링컨의 북부 연맹은 남부 연합에 승리를 거두었으나, 그것은 이탈하려는 남부 연합에 거둔 절반의 승리에 불과했다. 전쟁의 당사자는 23개 주로 결성된 북부 연맹과 11개 주로 뭉친 남부 연합의 백인들이었지 흑인이 아니었다. 약 12년을 끌었던 전후 청산과 남부 재건 역시 흑인을 빼놓고 진행되었고, 노예해방 세력이었던 공화당 정부는 남부의 주 정부가 1871년에 제정된 민권법과 수정 헌법 제14ㆍ15조를 무시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백인끼리의 대타협 결과, 남부에서는 흑인을 합법적으로 차별할 수 있는 짐 크로 법(Jim Crow laws)이 생겼다.

 

   짐 크로 법에 따른 버스 이용 규칙은 흑인들에게 불평등했고 굴욕스러웠다. 우선 흑인 승객은 앞문으로 올라와 버스요금을 낸 뒤, 하차한 다음 뒷문으로 다시 타야 했다. 서른여섯 개 좌석 가운데 흑인은 버스 뒤편의 좌석 열 개에만 앉을 수 있었고, 앞쪽에 빈 좌석이 있어도 앉을 수 없었다. 게다가 백인 좌석이 다 찰 경우 흑인들은 자기 좌석마저 백인에게 양보해야 했다. 백인들의 자가용 소유율이 높아 몽고메리 시의 버스 이용객 66%가 흑인이었는데도 그랬다.

 

   1955년 12월 1일,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에서 시작된 버스 승차 거부 운동이 짐 크로 법을 무너트렸다. 흑인 민권운동의 시발이 된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은 이 운동의 주역이었던 로자 파크스가 짐 해스킨스의 도움을 받아 완성한 ‘로자 파크스 - 나의 이야기’(문예춘추사,2012)에 감동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오늘날 우리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세속 학교를 공격하고 수니파와 시아파가 서로의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공격하는 것을 야만이라고 성토한다. 그러나 기독교를 신봉하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제2의 남북전쟁’이라고 부르기도 했던 흑인 민권운동 기간, 수시로 폭탄을 투척한 곳도 흑인 학교와 교회였다. 이런 야만이 1963년까지 횡행했다.

 

   “그 당시 백인들은 흑인의 권리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무조건 공산주의자라고 몰아붙였다.” 또 백인들은 “몽고메리 흑인들이 권리를 찾기 위해 자발적으로 들고일어날 만큼 용기가 있다고 믿지 않았다. 흑인들이 조금이라도 집단행동을 보이려 하면 늘 외부세력의 개입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때문에 몽고메리 시의 흑인 민권운동가들은 뉴욕에 본부를 둔 미국흑인지위향상협회(NAACP)를 배제하고, 이 고장에서 사역하고 있던 신임 목사 마틴 루터 킹을 내세웠다.

 

   마이클 브라운이 경찰에 피살되고 나서 보름 동안 항의 시위가 있었지만, 과잉 대응으로 사람을 죽인 경찰에게는 아무 일이 없었다. 밤늦게까지 기소 발표를 기다렸던 열다섯 살짜리 아들은 아무도 처벌되지 않는다는 텔레비전 보도가 끝나자 자기 방으로 힘없이 돌아갔다. 타네하시 코츠는 아들이 우는 소리를 듣고 ‘세상과 나 사이’(열린책들,2016)를 썼다. 미국 사회에서의 흑인 차별은 종교ㆍ이념ㆍ신분ㆍ능력과 같은 불가시적 원인이 아니라, 오로지 ‘검은 몸’ 때문에 생겨난다. 단지 그런 ‘몸’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의 의심을 받고 사격의 목표가 되는 미국 흑인의 처지를 우리로서는 도저히 추체험하기 힘들다. 흑인들은 엎드려도 총에 맞는다.

 

장정일 소설가

 

 

 

 

http://www.hankookilbo.com/m/v/ed04a03babd140ccaf98b76ffc6e4790

  • ?
    김균 2016.10.08 16:30
    미국흑인과
    필리핀 두트르테는 다르다

    두테르테는 학살자다
    그는
    법을 집행할 최고 책임자로서
    자경단으로 학살을 주동한 자다

    미국이 흑인차별하는 것
    정말 나쁘다
    나쁜 건 고쳐야 하는 거지
    그러니 나도 할 수 있다는 합리화는
    있어서 안된다

    세상이 다 그러면
    어찌 산단 말인가?
    두테르테나 전 두환이나 같은 놈들이다
    법을 이용하여 학살하는 사람은
    사람 축에 들 수 없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김원일 2014.12.01 8938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7 38949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7 54775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6544
265 퇴색의 진실 6 fallbaram 2016.10.10 314
264 [ 100℃ 인터뷰 ] “북한 수재민 돕는 건 민족 자존심 문제”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6.10.10 831
263 인명진 (우리민족서로돕기 대표) "北 수해지원 마땅, 컵라면으로 핵 만들겠나?"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6.10.10 198
262 http://m.cafe.daum.net/sinnara1000 2 바보들 2016.10.09 457
261 성화하거나 성화하려하는 사람들의 언행 9 김균 2016.10.09 321
260 국가정보원을 해부해버린 남자 미디어 2016.10.09 170
259 편협주의, 배타주의 그리고 정체성. 6 백근철 2016.10.09 368
258 10월 4 바다 2016.10.09 235
257 진설병과 안식일 1 지경야인 2016.10.09 231
256 예언 아님 어디 계세요? 12 달이 밝아 2016.10.08 249
255 오늘의 우주회의 7 김균 2016.10.08 283
» [장정일 칼럼] 흑인들은 엎드려도 총에 맞는다 1 절반 2016.10.08 210
253 무당 도 웃고 자빠 지겠습니다 11 박성술 2016.10.08 360
252 이럴땐 어찌 해야 하나요 ? 1 황당 2016.10.07 233
251 차바가 가져온 풍경 2 대고산 2016.10.07 243
250 거길 왜 갔냐고요? 세 아이의 아빠라서요...참 향기로운 가족. 1 의로운삶 2016.10.07 300
249 "자백" 시사회...민초가족들 꼭 보시길.... 3 file 조작 2016.10.07 224
248 가을이 남긴 흔적 1 지용 2016.10.07 172
247 애국자와 아닌자들 애국자 2016.10.07 92
246 세월호 법안에 관한 이런 의견도 있네요 세천사 2016.10.07 124
245 아이고~ 산울림 2016.10.06 191
244 [History-1] . . 091316 천 개의 비밀 어메이징 스토리 명나라를 뒤흔든 최악의 스캔들 개로왕의 위험한 내기 educational 2016.10.06 271
243 물대포 물전쟁 2016.10.06 186
242 기술담당자님 2 바다 2016.10.06 176
241 서북미 연합여성선교회 자선음악예배 여성 선교회 2016.10.06 125
240 헐~~~ 2016.10.05 203
239 옛날 옛적에 10 김균 2016.10.05 421
238 싸우는 사람들 굶어 2016.10.05 186
237 죽음도 사기 치는 시대 4 인생마감 2016.10.05 264
236 세월호 참사 당시 지시사항 미담자료 모아 제출하라 빛과 어둠 2016.10.04 77
235 짐승이 많이 나타남 1 빛과 어둠 2016.10.04 194
234 초대를 거절한 이유. 5 어떤초대 2016.10.04 263
233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항거 2016.10.04 160
232 나를 부르는 소리에 10 바다 2016.10.04 470
231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십자가를 메겠소 17 김균 2016.10.04 434
230 여성, 불확실성 앞에 가상의 적이 되다 여성 2016.10.03 169
229 lburtra 님께서 12 fallbaram 2016.10.03 457
228 교회는 끊임없이 개혁되어야 한다. 4 민초1 2016.10.03 389
227 재림교 6대 DNA교리 명암 꿰뜷어 보기, 십계명(구원론) 이슈 15 7 민초1 2016.10.03 340
226 우연히 듣게된 이 동영상^^ 8 내게는 놀라움으로 2016.10.03 322
225 가을 노트 1 가을애 2016.10.03 195
224 가을 편지 가을에 2016.10.03 96
223 전용근과 함께 걷는 음악산책 ' 바이올린 콘첼토 - 시벨리우스 ' 2 전용근 2016.10.03 131
222 이상한 계단 4 산울림 2016.10.02 192
221 민초에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는 방법 그리고 파워 포인트에 동영상을 올리는 방법 (수정) 5 기술담당자 2016.10.02 367
220 국민적 자부심, 우리도 이런 앵커가 있다! www.jtbc.co.kr 자부심 2016.10.02 475
219 서강대 유기풍 총장 사퇴의 변 빨간장미 2016.10.01 167
218 두 마리의 애완견(犬)?? 26 청지기 2016.10.01 490
217 성육신=거룩화 3 말씀이 육신이 되심 2016.10.01 254
216 신앙 종합시대 에 널브러진 님들과 나의 꼴 1 박성술 2016.10.01 478
215 성육신=세속화 2 file 김주영 2016.10.01 290
214 실재의 나는 매우 화려하다 2 김균 2016.10.01 242
213 가을을 타는 남자 4 김균 2016.10.01 339
212 반갑습니다 1 예수따라 2016.10.01 164
211 가을로 가는 길목 1 가을에 2016.10.01 259
210 365인 file 감사 2016.10.01 153
209 자작 올무에 걸린 줄도 모르고 9 김균 2016.10.01 303
208 <노출이 심하거나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은 여자는 <사탄에게 완전히 사로잡힌 것>입니다 17 차도르 2016.10.01 423
207 성실한지 못한 교인을 <아끼지 말고 살육의 때에 죽이라>는 임무를 받은 천사 8 코사람 2016.10.01 310
206 도부 장사들 은 도부장사 율 을 침묵 해야 하는것이 맞다 4 박성술 2016.09.30 334
205 지갑속의 배우자 8 김균 2016.09.30 312
204 가을이 오는 소리 6 가을에 2016.09.30 254
203 할 일 없는자 산울림 2016.09.30 211
202 [사단법인 평화교류협의회 <평화의 연찬>] 북한 수재민 돕기와 선교 현황 방북보고회 (2016년 10월 1일(토))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6.09.29 252
201 가을엔 fallbaram 2016.09.29 229
200 향수(鄕愁 Nostalgia) - 이동원, 박인수 (정지용 시) nostalgia 2016.09.29 161
199 대통령되려고 뭐를 준비했을까? 시사인 2016.09.29 135
198 운동장을 6 바다 2016.09.29 350
197 박 모씨의 글씀을 허하라 6 구상유취 2016.09.28 485
196 [북토크] 도올 김용옥 "박 시장은 거짓말을 안한다" seagull 2016.09.28 126
195 [캄푸터-1] . . 아이피차단, 아이피차단, - - 해서 알아보니 . . (공부) 7 hm1 2016.09.28 452
194 [3시 뉴스브리핑] 트럼프 '모욕-말 끊기' 도발…지지 않은 힐러리 트힐 2016.09.28 133
193 주례사 15 김균 2016.09.27 357
192 박진하 님의 아이피를 차단한다. (댓글, 덧글, 엮인 글 등을 쓰고 싶은 누리꾼은 이 글 내용을 먼저 읽기) 6 김원일 2016.09.27 743
191 " 디한 목사... 하나님께서 그들에게..주실 것을 " 2 soeelee 2016.09.27 266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Next
/ 23

Copyright @ 2010 - 2024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