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탈 - 김사인)

by 박성술 posted Oct 14, 2016 Repl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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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되자

그는 가만히  곡기 를  끊었다

물만 조금씩 마시며 속을  비웠다

깊은 묵상에 들었다

 

불필요한  살들이 내리자

눈빛과 피부가 투명해 졌다

 

하루 한번 인적드문  시간을 골라

천천히 집 주변을 걸었다

가끔 한자리에 오래 서 있기도 했다

먼데를 보는듯  했다

아직 도착하지 않는 시간을 향해

귀를 기울이는듯  했다

 

저녘별  기우는 초 겨울날 을 골라

고요히 몸을 벗었다

신음 한번없이 갔다

벗어둔 몸이  이미 정갈 했으므로

아무것도 더는 궁금하지 않았다

 

개의 몸으로

그는 세상을 다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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