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되자
그는 가만히 곡기 를 끊었다
물만 조금씩 마시며 속을 비웠다
깊은 묵상에 들었다
불필요한 살들이 내리자
눈빛과 피부가 투명해 졌다
하루 한번 인적드문 시간을 골라
천천히 집 주변을 걸었다
가끔 한자리에 오래 서 있기도 했다
먼데를 보는듯 했다
아직 도착하지 않는 시간을 향해
귀를 기울이는듯 했다
저녘별 기우는 초 겨울날 을 골라
고요히 몸을 벗었다
신음 한번없이 갔다
벗어둔 몸이 이미 정갈 했으므로
아무것도 더는 궁금하지 않았다
개의 몸으로
그는 세상을 다녀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