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어젯밤 실컨 잤다
아마 9시간을 잔 것 같다
며칠 잠을 설쳐서 멍했는데
그것 끊어 냈다
나일 먹으니 이런 현상이 자주 생긴다
못 견디면 다단계회사 제품인 "코티트롤 플러스" 한 알 먹는다
건강기능식품이라는데
그럼 잠은 잘 잔다
집사람이 지난 일요일 밤에 우리 교회 장로님 돌아가신 병원장례식장에
문상 다녀가다가 그곳 주차장에서 엎어져 무릎을 깼다
슬개골이 부서지고 조각이 나서 어제 수술을 했다
그 덕분(?)에 혼자서 밥해 먹고 빨래하고 병원과 집을 왕복운동을 한다
나일 먹어 혼자 살아보니 이거 아니다 싶다
집사람은 넘어지면 깨지고 부러진다
그 대신 나는 넘어져도 상처만 입는다
치료는 집사람은 중증 당뇨인데도 상처가 나보다 쉽게 아문다
의술이 설명을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어제는 냉장고 청소를 했다
마누라 없으니 버릴 것 죄다 버렸다
그리고 깨끗하게 치웠다
인생에서 이런 것들이 꼭 필요한 것인양 포장하면서 신앙을 좀 먹는 것 얼마나 많을까?
예수는 버리라고 하셨는데
우리는 신앙의 잡다한 것도 웅켜쥐고
냉장고에 처 박아 둔 음식물처럼 소중히 생각한다
냉장고 안에 있으면 상하지 않을 줄 생각한다
더구나 냉동고 안에 있으면 영원무궁할 줄 착각한다
멸치 볶은 것 3묶음
정구지 지짐거리 약 4kg
마늘 무친 것 두개
등등 엄청 많이 쌓아져 있다
딸이 오면 한 번씩 50L들이 한개씩 버린다
그러면서 화장실 청소도 하고 간다
딸이 왔다 간지가 제법되어 너무 더러워서 지난 번
내가 청소를 했다
집사람은 몸이 아프니 아무 것도 안 하려 한다
버리고 청소하면서 많은 것 배운다
말로써 표현 못할 것 배운다
집안 일이라고는 평생 아무 것도 안 하고 살았던 내가
요즘 철 난다
내 인생에서 이런 철난 것들 시작이다
마찬가지로 신앙도 더 철 나야겠다
오직 예수 오직 믿음이 나를 천국이 있다면 데려 갈 것이다
그런 자심감으로 나는 오늘도 율법으로 뭉쳐진 과거사 씻기에 몰두한다
씻어도 씻어도 남아 있는 내 과거사
율법으로 행함으로 순종이란 단어로 포장된 율법사적인 신앙에
돌을 던진다
맞은 머리도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