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지 가을에 읽어야 할 것 같은 시 한편

by 한수산 posted Sep 27, 2017 Repl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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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타나스



                                김현승 / 시인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나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 모르나
플라타나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나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나의 영혼을 불어 넣고 가도 좋으련만
플라타나스
나는 너와 함께 신(神)이 아니다!

수고로운 우리의 길이 다하는 어느 날
플라타나스
너를 맞아 줄 검은 훍이 먼 곳에 따로이
있는냐?
나는 길이 너를 지켜 네 이웃이 되고 싶을 뿐
그 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이 열린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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