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19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日에 욘사마보다 윤사마가 더 잘생겼다는 팬 많아요"

 
입력 2018.04.26 03:01

'생명의 시인 윤동주' 펴낸 다고 기치로 前 NHK PD
30년 연구, KBS와 다큐 제작도… "윤동주, 국경 넘는 세계적 시인"
 

시(詩)가 운명을 바꿔놓았다. 다고 기치로(多胡吉郞·62)씨는 22년 다니던 직장 NHK를 2002년 그만둘 때 윤동주의 '서시'를 떠올렸다.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논픽션 작가가 된 다고씨는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고 했다.

최근 '생명의 시인 윤동주'(한울)를 냈다. 윤동주 탄생 100주년인 지난해 일본에서 낸 책이 번역 출간됐다. 30년 연구 결실이다. NHK PD이던 1995년 KBS와 공동으로 '윤동주 다큐멘터리'도 제작했다. 서울을 찾은 다고씨를 지난 24일 익선동 한 전통 찻집에서 만났다. 그는 "한국 독자들이 윤동주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윤동주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1984년 처음 나온 윤동주 시집 일역본을 읽고 감동했다. 대학(도쿄대 문학부) 졸업하고 NHK에 입사한 후 4년 지난 때였다. 식민지 청년이 일본에 유학 왔다가 옥사한 사실이 가슴 아팠다. 이웃나라의 고통을 일본 국민에게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윤동주 시를 그대로 읽고 싶어 한국어도 공부했다."
 
다고 기치로씨는 “윤동주는 어두웠던 시대의 고통을 통해 영원한 시를 만들었다”며 “일본 교토와 북한에서 새로운 자료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다고 기치로씨는 “윤동주는 어두웠던 시대의 고통을 통해 영원한 시를 만들었다”며 “일본 교토와 북한에서 새로운 자료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NHK에서 윤동주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몇 년간 상사에게 기획서를 제출했는데 매번 '윤동주가 누구냐'며 채택되지 못했다. KBS의 아는 국장에게 부탁했다. 'NHK에 공동 제작을 제안해달라'고. '종전(광복) 50주년 NHK 스페셜'로 방송했는데 시청률이 1년 중 밑에서 둘째였다. 참패였다. 이제는 보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 '욘사마(배용준)'보다 '윤사마(윤동주)'가 더 잘생겼다는 여성 팬이 많다. 내가 너무 일찍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하하!"

―취재를 참 많이 했더라.

"윤동주가 일본 유학 시절 찍은 유일한 사진이자 최후의 사진을 발굴했다. 일본인 친구들과 교토 인근 우지강에서 찍은 사진이다. 윤동주가 다닌 도쿄 릿쿄대, 교토 도시샤대 출신을 찾아 두 달 넘게 전화를 돌린 끝에 찾았다. 처음엔 그저 사진 발굴이 기뻤다. 지금은 그 사진의 해석을 새롭게 하게 됐다."
 
다고씨가 발굴한 윤동주(앞줄 가운데) 최후 사진.다고씨가 발굴한 윤동주(앞줄 가운데) 최후 사진.

 

 

―어떤 해석인가."조선에서 찍은 사진에는 윤동주가 늘 가장자리에 있다. 부끄러움을 잘 타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이 사진에선 앞줄 가운데에 있다. 사진은 1943년 5~6월쯤 찍은 것이다. 윤동주가 고향에 돌아가겠다는 결심을 굳히자 일본 친구들이 송별을 겸해 소풍을 떠났다. 친구들이 주인공인 윤동주를 가운데 서라고 한 것이다. 윤동주는 이날 '아리랑'을 불렀다. 조선어로 '아리랑'을 부르는 행위는 금지된 때였다. 시국을 벗어난 자유롭고 개방적인 시간과 장소였다."

―윤동주를 '생명의 시인'이라 규정했다.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고 한 뜻을 처음엔 몰랐다. 퇴직 후 영국에서 10년 살면서 깨달았다. 스코틀랜드 시인 로버트 번스의 시 '생쥐에게(To a Mouse)'에 '유한한 생명을 함께 사는 동료(fellow-mortal)'란 구절이 있다. '모든 죽어가는 것'은 '모털(mortal)' 즉 유한한 생명을 말한 것이다. 윤동주는 민족 시인, 저항 시인도 맞지만 더 차원이 높은 생명의 시인이다."

―육필 시집 원래 제목은 '병원'이었다.

"원고지에 '병원'이라 제목을 썼다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고쳤다. 시집 출판이 좌절된 후 2주 뒤 바꾼 것이다. 윤동주는 그 짧은 기간에 한 단계 더 도약했다. 암흑의 시대에서 영원한 생명인 '이모털(immortal)'로 나아간 것이다."

―윤동주가 하숙집에서 읽은 책도 자세히 분석했다.

"윤동주는 읽은 책에 밑줄과 동그라미 같은 표시를 남겼다. 딜타이의 '근세 미학사'에 윤동주가 밑줄과 붉은색 동그라미를 동시에 표시한 부분을 보고 전율을 느꼈다. '죽어야 하는 창조자, 시인'이란 대목이다. 죽어야 하는 시인과 영원한 창조자의 대비가 곧 '모털'과 '이모털'이다. 내 해석이 틀리지 않았다는 증거다."

다고씨는 '서시'의 시구를 읊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윤동주에 대한 사랑을 나누고 싶어 책을 썼다. 그는 경계를 넘어선 세계적 시인이며, 내 삶의 지표이자 멘토"라고 했다. 한 편의 시가 사람을 이렇게 바꿀 수 있다니, 놀라웠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김원일 2014.12.01 8529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7 38571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7 54339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6201
397 하나님의 은혜 2 전죄인입니다 2017.10.19 146
396 악플에 시달리다가 이곳을 떠난 누리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 누리 등록제로 바뀝니다. 필명 허용은 물론 계속 유지합니다. 1 김원일 2017.10.19 261
395 어떤 신학생이 내게 보낸 문자 2 김원일 2017.10.19 440
394 회원등록과 로그인 사용자 글쓰기 권한에 대해 알려 드립니다. 기술담당자 2017.10.19 398
393 가을노래 1 file 소나무 2017.10.22 181
392 이 친구 혹시 안식교인? ^^ Shabbat의 정신을 엘렌보다 더 잘 파악한 사람 김원일 2017.10.22 414
391 10월은 목사님 감사의 달입니다. 2 무실 2017.10.24 237
390 아무리 멍청한 목사의 멍청한 설교라도... 1 김원일 2017.10.24 374
389 안식교를 떠나거나 아니면 적어도 잠시 좀 멀리 벗어나보고 싶은 그대에게--수정 (조회수 22 이후) 김원일 2017.10.24 503
388 독일 안식교 연합회장들과 한국 안식교 연합회장 1 김원일 2017.10.28 520
387 블랙호크다운 소나무 2017.10.29 121
386 “인공지능도 시(詩)를 쓸 수 있을까?” 소나무 2017.10.29 234
385 세상의 모든 아침 2 소나무 2017.10.29 205
384 애자 소나무 2017.10.31 140
383 인간의 길흉화복에 하나님께서 관여를 할까요? 안 할까요? 2 돈키호테 2017.10.31 331
382 외국여성들도 눈물 흘린다는 "대한민국 전통 북춤의 화려함" 백향목 2017.11.03 157
381 광화문에 가서 트럼프 엿 먹여야 하는 "Prophetic" 이유 김원일 2017.11.04 214
380 [부고] 고 육영화 집사님 장례일정 1 1.5세 2017.11.05 343
379 여자의 길 - 고 육영화 어머님 추모의 글 4 육일박 2017.11.23 428
378 모든것 감사해 file fmla 2017.11.24 225
377 지팡이가 되어 소나무 2017.11.27 226
376 육신의 일과 영의 일 그리고 비트코인 ( 조회수 49후 수정) 5 무실 2017.12.02 387
375 안식교인들 구약 잘 안다며? 이런 주제로 설교하는 안식교 목사 있는가? 그의 발에 입맞추리... 김원일 2017.12.16 428
374 우리는 왜 구약을 읽는가 김원일 2017.12.16 244
373 밤새 안녕들 하십니까? 7 김주영 2017.12.17 514
372 참새 방아간 5 소나무 2017.12.19 333
371 왜 꼭 그렇게 끝냈어야 했나? 2 김주영 2017.12.21 483
370 메리 크리스마스 2 1.5세 2017.12.23 290
369 쓸데없는 잡념들 7 김균 2017.12.29 442
368 모두들 건강한 새해 되세요 file 김균 2018.01.01 162
367 나만의 축복에 만족하는 사람들 file 김균 2018.01.01 292
366 만화 속에서 살았던 나날들 3 file 김균 2018.01.07 399
365 내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 2 소나무 2018.01.08 262
364 유투브 퍼오기 1 김균 2018.01.10 272
363 예수께서 죄지을 가능성 과 불가능성 소나무 2018.01.14 201
362 유다는 용서받을 수 있는가? 1 소나무 2018.01.14 393
361 잡초와 화초 소나무 2018.01.14 369
360 신과 함께-죄와 벌- 2 file 김균 2018.01.14 418
359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지키기 1 무실 2018.01.20 180
358 민초를 다시 생각한다 2 김주영 2018.01.20 552
357 나 혼자 서 있는 게 아니구먼 1 김균 2018.01.22 353
356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김균 2018.01.25 604
355 “큰 동풍으로“ 부는 바람 4 file 김균 2018.02.06 467
354 조용한 이동네에 첫눈이 온다구요 3 jacklee 2018.02.09 285
353 제목도 없는 글 3 소나무 2018.02.11 266
352 재림마을 어플과 새 찬미가 3 file 김균 2018.02.11 970
351 평창 올림픽 NBC 망언 이후 우연히 눈에 띄는 글 소나무 2018.02.11 366
350 50%의 구원과 99%의 구원 8 file 김균 2018.02.19 445
349 그사람 6 file fmla 2018.02.23 361
348 내 삶의 현장에서의 신앙 소나무 2018.02.25 194
347 제발 ! 먹지 마시오 소나무 2018.02.26 254
346 동고동락 2 file 김균 2018.02.26 319
345 최재영목사의 김일성과 안식교 1 지경야인 2018.02.26 964
344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김균 2018.03.08 223
343 특사단 만난 김정은 첫마디 "남측 어려움 이해한다" - 청와대가 밝힌 대북 특사단 1박 2일 이모저모 녹색세상 2018.03.08 403
342 여성의 날 원조 김원일 2018.03.09 202
341 미투가머길레! fmla 2018.03.12 202
340 단일민족의 자부심과 배달민족 DNA의 우수성을 과시하고 싶은 그대들에게 보내는 National Geographic 잡지의 편지 김원일 2018.03.14 285
339 미투(Me Too) 1편 당하는 자의 고통 - 별것 아닌가? 버디 2018.03.16 168
338 미투(Me Too) 참여 2편 우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8 버디 2018.03.16 356
337 (사)평화교류협의회[CPC]. <그리스도의 생명과 평화> 시각의 장년 안교교과 해설 (첨부파일) file 녹색세상 2018.03.19 220
336 2018년 3월 31일(토) 제1기 제13과 청지기 직분의 결실(The Results of Stewardship)(3.25일-3.30금) 장년교과 기억절(아래아한글, MS Word) file 녹색세상 2018.03.28 459
335 북한은 미국과 중국이 원하는 걸 안다 [ 최성흠의 문화로 읽는 중국 정치 ] 북미관계 변화는 북중관계의 변화 녹색세상 2018.03.29 154
334 남북, 오는 4월 27일 정상회담 개최 합의 - 장소는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의제 추후 협의 녹색세상 2018.03.29 139
333 한 나라로 함께 사는 세상 <연재> 오인동의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조국’ (1) file 녹색세상 2018.04.01 234
332 10만 명 돌파한 백악관 청원 서명, 응답하라 트럼프! -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촉구, 25일 만에 10만 서명 넘어 녹색세상 2018.04.09 147
331 우리를 대신하여 - 우리 민족의 이름으로 3 녹색세상 2018.04.14 164
330 2018년 4월 7일(토) 제1기 제1과 마지막 때를 위한 준비(Preparation for the End Time)(4.01일-4.06금) [아래아한글] [MS 워드] file 녹색세상 2018.04.14 130
329 2018년 4월 14일(토) 제1기 제2과 다니엘과 마지막 때(Daniel and the End Time)(4.08일-4.13금) [아래아한글] [MS 워드] file 녹색세상 2018.04.14 150
328 이 글 읽은 김에 일회용 컵 많이 사용해도 되겠다 김균 2018.04.17 233
327 특별한 미투-이런 것도 미투에 들어간다니 ... 1 김균 2018.04.17 299
326 2018년 4월 21일(토) 제2기 제3과 예수님과 계시록(Jesus and the Book of Revelation) (4.15일-4.20금) [아래아한글] [MS 워드] file 녹색세상 2018.04.17 178
325 미투가 잡는 생사람, 그리고 또 다른 생사람. 김원일 2018.04.21 326
» 죽은 시인의 시가 산 사람의 삶을 바꾸어 놓다. 무실 2018.05.22 191
323 자녀들이 절대로 들어서는 안될 말들! 버디 2018.05.30 182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Next
/ 23

Copyright @ 2010 - 2024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