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by 김균 posted Jul 12, 2018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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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어젯밤 실컨 잤다

아마 9시간을 잔 것 같다

며칠 잠을 설쳐서 멍했는데

그것 끊어 냈다

 

나일 먹으니 이런 현상이 자주 생긴다

못 견디면 다단계회사 제품인 "코티트롤 플러스" 한 알 먹는다

건강기능식품이라는데

그럼 잠은 잘 잔다

 

집사람이 지난 일요일 밤에 우리 교회 장로님 돌아가신 병원장례식장에

문상 다녀가다가 그곳 주차장에서 엎어져 무릎을 깼다

슬개골이 부서지고 조각이 나서 어제 수술을 했다

그 덕분(?)에 혼자서 밥해 먹고 빨래하고 병원과 집을 왕복운동을 한다

 

나일 먹어 혼자 살아보니 이거 아니다 싶다

집사람은 넘어지면 깨지고 부러진다

그 대신 나는 넘어져도 상처만 입는다

치료는 집사람은 중증 당뇨인데도 상처가 나보다 쉽게 아문다

의술이 설명을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어제는 냉장고 청소를 했다

마누라 없으니 버릴 것 죄다 버렸다

그리고 깨끗하게 치웠다

인생에서 이런 것들이 꼭 필요한 것인양 포장하면서 신앙을 좀 먹는 것 얼마나 많을까?

 

예수는 버리라고 하셨는데

우리는 신앙의 잡다한 것도 웅켜쥐고

냉장고에 처 박아 둔 음식물처럼 소중히 생각한다

냉장고 안에 있으면 상하지 않을 줄 생각한다

더구나 냉동고 안에 있으면 영원무궁할 줄 착각한다

 

멸치 볶은 것 3묶음

정구지 지짐거리 약 4kg

마늘 무친 것 두개

등등 엄청 많이 쌓아져 있다

딸이 오면 한 번씩 50L들이 한개씩 버린다

그러면서 화장실 청소도 하고 간다

딸이 왔다 간지가 제법되어 너무 더러워서 지난 번

내가 청소를 했다

집사람은 몸이 아프니 아무 것도 안 하려 한다

 

버리고 청소하면서 많은 것 배운다

말로써 표현 못할 것 배운다

집안 일이라고는 평생 아무 것도 안 하고 살았던 내가

요즘 철 난다

내 인생에서 이런 철난 것들 시작이다

마찬가지로 신앙도 더 철 나야겠다

오직 예수 오직 믿음이 나를 천국이 있다면 데려 갈 것이다

그런 자심감으로 나는 오늘도 율법으로 뭉쳐진 과거사 씻기에 몰두한다

씻어도 씻어도 남아 있는 내 과거사

율법으로 행함으로 순종이란 단어로 포장된 율법사적인 신앙에

돌을 던진다

 

맞은 머리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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